
한국가서 미국 어디 사냐고 물어볼때 Kansas City 살고 있어요 라고 하면, 꼭 분위기가 애매해집니다.
누구는 미국 뉴욕 산다, LA 산다, 시카고 산다 하면서 눈이 반짝이던 분들도 내가 Kansas City 산다고 하면 표정이 애매해져요. 그럴 때 마다 저는 속으로 웃습니다. 사람들이 Kansas City를 너무 모르는구나 해서요.
사실 Kansas City라는 도시 자체가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도 참 애매한 위치예요. 대도시라기엔 좀 부족하고그렇다고 시골이라고 부르기엔 또 너무 큽니다.
미드웨스트 한복판에서 중심 역할은 하는데 미국 지도 펴 놓고 어디 있는지도 헷갈려 하는 분들 많고, 이름 때문에 Kansas 주인 줄 아는 분들도 아직 많습니다. "아, 거기 Kansas 아니에요?" 이 질문은 이제 놀랍지도 않아요. "아니에요, 미주리예요"라고 말하면 고개는 끄덕이는데 표정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얼굴입니다.
그러다 보니 Kansas City 산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왜 거기서 살아요?"라는 기운이 같이 따라옵니다.
말은 안 해도 눈빛에서 다 읽혀요. LA, 뉴욕, 시애틀 이런 도시 이름에는 자동으로 성공, 기회 같은 이미지가 붙는데 Kansas City는 그런 단어들이 안 붙습니다. 그래서인지 Kansas City 산다고 말하면 괜히 내가 한 단계 내려온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기서 살아보면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살면 살수록 장점이 분명해지는 도시가 Kansas City입니다. 집값, 렌트비, 물가 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고 출퇴근도 막히는 데 없이 편합니다. 차 몰고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을 일 거의 없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다 갖춰져 있어요.
그럼에도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Kansas City 이미지가 묘하게 낮게 잡혀 있어요. 미국을 성공의 무대로 보는 문화 때문인지, 크고 비싸고 유명한 도시일수록 잘 사는 것처럼 느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 기준에 Kansas City는 애매한 거죠.
그래서 여기 산다고 하면 괜히 설명을 덧붙이게 됩니다. "생활은 진짜 편해요", "집값도 괜찮아요", "도시는 생각보다 커요" 이런 말들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삶의 질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도 하는데 저도 확실히 그런거 같아요.
큰 도시에서는 늘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고, 경쟁에 지치는데 Kansas City에서는 그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주말에 차 조금만 몰면 자연도 있고, 도심에는 스포츠 경기, 공연, 맛집, 축제가 끊임없이 열립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조로운데 막상 살다 보면 전혀 심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Kansas City 살아요"라고 말할 때 느껴지는 그 묘한 공기는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건 도시 문제가 아니라 인식 문제예요. 도시 이름 하나로 사람의 인생을 재단하는 시선, 대도시 중심으로 짜인 이민 서열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가끔은 내가 괜히 Kansas City 홍보대사가 된 기분도 듭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알게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화려하지 않아도 내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면 그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요. Kansas City는 조용히 자기 몫을 하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누가 "Kansas City 산다니까 좀..." 이런 반응 보여도 별로 신경 안 씁니다. 그냥 웃으면서 "살아보면 생각보다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 그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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