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하버드 학점 비율 기사를 보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A 학점 받는 학생이 60%를 넘는다고 한다.
강의실에 30명 앉아 있으면 그 중 18명이 A를 받는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역시 하버드는 다르네" 싶을 수 있다. 근데 이건 학생들이 똑똑해진 게 아니라 그냥 시스템이 망가진 신호다.
10여 년 전만 해도 A 비율이 35%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60%다.
솔직하게 물어보자. 이 사이에 하버드 학생들의 IQ가 평균 20포인트 올랐을까?
SAT 만점자가 두 배로 늘었을까? 아니다. 입학생 풀(pool)은 거의 같다. 오히려 입학 사정이 holistic review로 가면서 학력 기준은 더 분산됐다.
그러면 채점 기준이 무너졌다. 학생이 잘해진 게 아니라, A 받기가 쉬워진 거다.
이건 마치 인플레이션이랑 똑같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빵 한 덩이 사는데 두 배 돈이 든다.
학점도 마찬가지다. A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옛날 B+ 받을 학생이 지금은 그냥 A 받는다.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이지, 도덕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학도 똑같다.
교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학기말 강의 평가가 낮으면? 재임용 심사에서 불리하다. 테뉴어 트랙이면 더 치명적이다.
연구비 따는 데도 영향이 있다. 학생들이 SNS에 "이 교수 학점 짜다"고 올리면 다음 학기 수강생이 줄어든다. 그러면 학과 예산에도 영향이 간다.
반대로 후하게 주면? 학생들 좋아한다. 강의 평가 잘 나온다. 아무도 컴플레인 안 한다. 행정실도 조용하다.
그래서 엄격하게 채점할 동기가 0이라는 거다. 손해만 보는 게임이다.
이런 구조에서 30년 동안 학점이 안 올라갔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희소해야 가치가 있는 거니까. 그런데 지금은 수십 명이 공동 수상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의미냐. "수상자"라는 단어가 더 이상 정보를 담지 못한다는 뜻이다.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에서 "Harvard summa cum laude" 봐도 "아 그래서 뭐?" 하는 시대가 된 거다. 시그널링 가치가 0에 수렴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 뽑을 때 GPA 안 보는 이유가 뭐겠나. 변별력이 없어서다. 학교가 자기 일을 안 하니까 회사가 다 떠안는다.
여기에 ChatGPT까지 얹어졌다
나는 매일 Claude랑 ChatGPT 쓰면서 일한다. 솔직히 말해서 요즘 대학생들이 에세이 과제 100% 자기 머리로 쓴다고 믿는 교수가 있다면, 그 사람 순진한 거다.
AI 디텍터는 false positive가 너무 많아서 사실상 못 쓴다. 결국 교수는 결과물만 보고 채점한다. 결과물은 다 잘 써왔다... 그러니까 또 A다.
이게 진짜 문제다. A가 학생의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안다. 그런데 시스템은 계속 A를 찍어낸다.
졸업장은 멋있지만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아무도 보장 못 한다.
하버드의 20% 제한, 늦었지만 옳다
이런 상황에서 하버드가 "A 학점 20% 제한" 카드를 꺼냈다. 학생들 반발이 거센 모양이다.
당연하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으니까. 어제까지는 일정 수준만 하면 A 받던 게, 이제는 같은 클래스 친구들이랑 경쟁해야 A가 나온다.
근데 이게 맞는 방향이다. 평가의 본질은 변별이다. 모두에게 A 주는 건 평가가 아니라 참가상이다. 유치원이면 모를까, 세계 최고 대학이라는 곳에서 참가상 돌리는 건 자기들 브랜드를 스스로 깎아먹는 짓이다.
실력주의(meritocracy)는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학교가 그 신호를 미리 줘야 학생도 자기 위치를 알고, 회사도 채용을 효율적으로 한다.
학교가 그걸 안 하면 결국 모두 손해다. 그래서 내 생각은 학점 인플레이션은 그냥 대학의 문제가 아니다.
하버드의 이번 조치가 학생들한테는 아프겠지만, 결국 학위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30년 동안 한쪽 방향으로만 미끄러져 온 시스템을, 이제라도 멈춰 세우는 건 박수 쳐줄 일이다.
다른 대학들도 따라올까? 글쎄. 인센티브 구조가 그대로면 어렵다.
그래도 누군가는 시작해야 했다. 그게 하버드라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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