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모여서 TV로 영화를 보던 추억 기억나시는 분 있으신가요?
1980년도 이전에 태어난 한국 분들이시라면 기억 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지금은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대세지만, MBC의 《주말의 명화》는 이름만 들어도 “아, 그때 그 시절!” 하고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41년의 긴 역사
이 《주말의 명화》는 1969년 8월 9일에 시작해서 2010년 10월 29일까지, 무려 41년 동안 우리와 함께했는데요. 중간에 일요일로 옮겨갔다가(그때는 “일요명화”라고도 불렸죠), 1981년부터 다시 토요일 밤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주말 밤 안방극장을 책임져 왔으니, 당시에는 가히 “국민 영화관”이라고 불릴 만했어요.
광고의 황금기, 그리고…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는 광고가 어찌나 길었던지, 영화 한 편 보려면 최소 10분 정도는 광고를 봐야 했죠. 요즘 같으면 “광고를 왜 이렇게 많이 붙여?”라며 짜증낼 수도 있겠지만, 그땐 채널이 많지 않다 보니 오히려 광고 시간에 화장실도 가고, 냉장고에서 맥주나 간식 챙겨와서 “영화 보러 돌아올 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10분이면 이웃 채널로 잠깐 넘어가도 여유로웠으니까요.
그 시절에는 공영 1개국, 대형 민영 2개국뿐이었고 케이블·종편 같은 게 전무했기 때문에, 광고 단가가 엄청나게 높았다고 해요. 그래서 《주말의 명화》뿐만 아니라 KBS의 《토요명화》도 광고가 줄줄이 붙었고, 덕분에 이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더더욱 부각되기도 했죠.
늦어지는 방송 시간, 줄어드는 시청률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케이블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시청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주말의 명화》의 시청률도 점점 떨어졌습니다. 방송 시간도 갈수록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10시 30분에 시작하던 것이 11시 10분, 11시 30분, 심지어 자정 이후로 넘어가곤 했죠. 그러다 보니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버티는 게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가 줄어든 거예요.
종영의 길
결정타는 2000년대 후반 즈음부터 갑자기 찾아온 광고 시장 축소였어요. 덩달아 시청률도 떨어지면서, 한때 특선영화로 프리미엄 신작을 더빙까지 해서 방영하던 호황도 사라져갔습니다. 마침내 2010년 10월 30일, 영화 《조폭 마누라 3》 방영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어요. 한 시대를 풍미하던 프로그램이 이렇게 조용히 퇴장하게 된 거죠.
그 시절의 추억
지금은 한밤중 영화가 보고 싶으면 스마트폰 켜고 OTT에 접속하면 되잖아요? 그런데도 가끔은 그 시절,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오늘은 무슨 영화가 할까?” 궁금해하며 기다리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광고가 길긴 했지만, 오히려 그 덕에 잠깐 화장실도 가고, 잠들었다가 다시 깨서 봐도 충분히 영화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으니 말이에요.
《주말의 명화》가 사라진 지금, 주말 밤의 분위기는 꽤 달라졌지만, 그 긴 역사와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만큼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을 것 같아요. 과거를 추억하시는 분들은, “아, 그때 우리 가족이랑 함께 봤던 영화!” 하고 웃음 지을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