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다 보면 심심할 때 별거 다 해보게 되잖아요.
타로카드도 그중 하나인데 진짜로 재미삼아 하는 거죠.
여기 텍사스는 멕시코랑 미국 분위기가 묘하게 섞여 있어서 타로 보는 게 자연스러워요
친구들이랑 몰에 가면 길거리에서 타로부스 보이거든요?
복잡하게 차려논거 보면 어딘가 파티 아이템 늘어놓고 점보는 느낌?
심지어 카페에서 타로 나이트 같은 이벤트를 열기도 하는데, "너 조만간 여행 가겠네" 이러면서 자기가 더 신나하는 거 있죠.
듣고 있다 보면 "저건 그냥 아무 말 대잔치 아닌가?" 싶은데 또 괜히 웃음 터지고, 분위기가 즐거우니까 다 넘어가는 거예요.
근데 타로가 단순한 장난 같아도, 의외로 '의식의 장치' 같은 힘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예를 들어 고대 오컬트 전통에서는 카드를 '무의식과의 대화'로 봤거든요.
내가 평소에 애써 무시하던 고민을 카드에 투영해서 마주하는 거죠.
현실적으로 보면, 타로는 무슨 신비한 미래 예언 도구라기보다 자기 마음의 거울 같은 역할을 해요.
저도 그걸 한번 제대로 느낀 적이 있어요. 작년에 연애 문제로 머리 복잡할 때, 친구가 끌고 가서 타로를 봤거든요.
그때 나온 카드가 '새로운 시작'. 솔직히 속으로는 피식 웃었죠.
"새로운 시작은 무슨, 지금 다 끝났는데."
그런데 그 주에 진짜 새로운 소개팅이 잡히고, 연애가 다시 시작됐어요.
그게 우연일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치 세상이 내 속마음을 살짝 들여다본 것 같았죠.
이런 게 타로의 묘미 같아요. 신기하다고 믿든, 단순히 자기 합리화라고 치든, 결국 중요한 건 내가 그 순간 계시같은것을 받았다는 거예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카드가 대신 해준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타로는 결국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는 방식이에요.
일상 속 예를 들면, 회사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와서 카드를 한 장 뽑았는데 '휴식', '균형' 같은 키워드가 나오면, 그 순간만큼은 "그래, 오늘은 그냥 치킨 먹고 드라마나 보자" 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죠.
그게 바로 타로가 주는 생활 속 힘인 것 같아요.
미국친구들도 보면 오늘 하루 운세 체크하듯이 카드 한 장 뽑고 기분 전환하는 거죠.
인스타에 카드 사진 올려놓고 #positivevibes 이런 거 붙이는 거 보면 ㅎㅎ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분위기 즐기고 자기 마음 위로하는 도구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거죠.
나도 그냥 심심할 때 친구들이랑 한 장 뽑고 깔깔 웃고, 집에 돌아와서 "혹시 이번엔 또 맞을까?" 하고 혼자 ㅋㅋ 거리며 즐기는 거예요.
만약 뽑은 카드가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라면?
지금 남친을 보면서 "그럼 얘는 뭐지?" 하고 또 배꼽 잡고 웃게 되는 거예요.
어쩌면 그게 타로의 진짜 매력일지도 몰라요. 심각하게 믿는 게 아니라, 웃음과 여유를 주는 생활 속 마법 같은.
그러고 보면, 타로는 미래를 맞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오늘을 어떻게 해석하고 싶으냐의 문제 같아요.
내 무의식이 끄집어낸 카드를 바라보며 순간의 해석을 즐기는 것.
그래서 제미삼아 뽑아보는 카드 몇 장이 괜히 큰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