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공개하고, 도로 위에서 실제로 굴러가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일자리의 소멸’이다.
우버 드라이버, 택시기사, 배달원, 물류기사, 심지어 렌터카 카운터 직원까지.
이른바 '이동 노동(mobility labor)'이란 영역에서 일하던 수백만 명이 단기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이제 인간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선 가장 현실적인 접근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기계를 적으로 보는 대신, 함께 일하는 협업자로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량 운영센터의 모니터링 요원이나, 로봇 택시의 원격제어 관리자 같은 역할은 이미 생겨나고 있다.
- 디지털 트래픽 매니저: 수백 대의 자율주행차를 통합 운영하는 ‘가상의 교통 제어사’
- AI 튜너 & 트레이너: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통해 더 정밀하게 작동하도록 돕는 훈련자
- 디지털 휴먼 퍼실리테이터: 아바타 기반 고객 응대나 AI 캐릭터와의 대화에서 ‘뒤에서 감정 조정’을 해주는 사람
즉, AI가 주도하되, 사람이 뒤에서 정교하게 조율하는 일자리가 늘어난다.
‘휴먼 터치’가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 - 자율화가 당연해질수록, 역설적으로 사람 손이 들어간 서비스가 더욱 값어치가 올라간다.
수공예, 직접 만든 음식, 커스터마이즈 패션 등이 ‘AI 불가능 영역’으로 고급화된다.
모든 콘텐츠가 AI로 양산되기 시작하면, ‘진짜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더 신뢰받게 된다.
이때는 브랜딩이 곧 생존이다.
디지털 피로가 일상이 되면, 아날로그로 회복을 돕는 사람들 - 요가 강사, 명상 지도자, 자연치유 가이드 같은 직업이 각광받는다.
무인택시 이후, 인간의 기본적인 이동조차도 자동화된다면 결국 남는 건 단 하나—자기 이야기다.
브이로그, 블로그, 창작물, 유튜브, 강연, 인터뷰, 책, 수업, 전시회.
모두가 자신의 삶을 꺼내 보여주는 시대가 온다.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경험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드는 사람이 곧 새로운 노동자다.
앞으로의 일은 ‘의미’, ‘관계’, ‘경험’, ‘감정’, ‘정체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무인택시가 도로를 누빌 때, 인간은 더 이상 운전대를 잡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기 인생의 운전대는 여전히 직접 잡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