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그냥 타임라인에 올리긴 애매한데…"

그럴 때 우리는 ‘스토리’ 버튼을 누른다.

페이스북의 ‘스토리’ 기능은 올린 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 ‘사라짐’이야말로, 이 기능의 핵심이다.

사람들이 스토리를 올리는 심리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숨어 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기록’에 가깝다. 한 번 올리면 프로필에 남고, 나중에 누가 볼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스토리는 순간을 ‘표현’하고 흘려보내는 용도다.

“지금 이 순간, 이런 기분이야. 하지만 내일은 또 달라질지도 몰라.”

스토리는 이런 ‘현재형 감정’을 담기에 딱 좋은 도구다.

부담은 적고, 관심은 받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관심을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노출에는 부담을 느낀다.

스토리는 그 중간지점을 절묘하게 파고든다.

24시간만 공개된다는 제한은 심리적으로 ‘덜 부끄럽다’는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마치 속마음을 툭 털어놓고도, 다음 날은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돌아설 수 있는 것처럼.

스토리는 완성된 콘텐츠보다 일상의 조각에 가깝다. 커피 한 잔, 반려견의 하품, 맑은 하늘, 창밖의 비.

"이런 것도 공유할 수 있어"라는 스토리의 성격은 "나의 사소한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볼 가치가 있어"라는 감정을 강화한다.

즉, 내 삶이 남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로 작동하는 셈이다.

뭐 한마디로 관종의 특징인거지 ㅎㅎㅎ

스토리를 올린 후, 사람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할까?

바로 ‘누가 내 스토리를 봤는가’다.

다른 콘텐츠보다 유독, 스토리는 조회자 리스트가 잘 보인다.

이건 심리적으로 "누가 나를 신경 쓰는가"를 확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관심을 갈구하지만, 직접적으로 묻기는 어려운 시대. 스토리는 그 묘한 심리를 만족시켜주는 장치다.

특히 젊은 세대에겐 스토리가 일종의 ‘셀프 브랜딩’ 수단이다.

사진, 음악, 텍스트, 해시태그를 조합해 매일의 분위기를 전한다.

비즈니스 오너, 프리랜서, 아티스트들은 이 기능을 ‘스토리텔링 채널’로 활용하기도 한다.

페이스북 스토리는 ‘기록’보다는 ‘표현’에 가깝다.

타임라인에 남기긴 부담스러운 순간이나 감정을 가볍게 올리고, 하루 뒤엔 사라진다는 점에서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

누가 봤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사용자들에게 은근한 만족감을 준다.

관심은 받고 싶지만 노출은 조심스러운 현대인에게, 스토리는 딱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적당한 거리감의 표현 창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