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하면 보통 휴양지부터 떠올리지만 오래전부터 '태평양의 농장'이라고 불릴 만큼 농업의 역사가 깊은 곳이에요.

그중에서도 마우이(Maui)섬과 오아후(Oʻahu)섬은 관광 산업과 더불어 농업이 지역 경제의 큰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두 섬은 농업 환경과 산업 구조가 꽤 다르죠. 하나는 '전통과 자연의 농업', 다른 하나는 '도시형 스마트 농업'으로 나뉜다고 보면 됩니다.

이 두 섬의 농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관광과 농업이 경쟁하지 않고 서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에요. 마우이에서는 관광객이 직접 농장에 와서 하와이 커피를 마시고, 오아후에서는 도심 한복판에서 수경재배된 상추가 레스토랑 식탁에 오릅니다. 서로 방식은 달라도 결국 '로컬이 키운 신선한 먹거리'가 하와이 경제의 새로운 힘이 되고 있어요.

먼저 마우이섬부터 이야기해볼게요. 마우이는 예로부터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업의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하와이 경제의 절반 이상이 사탕수수로 돌아갔다고 해요. 마우이의 넓은 평야와 화산토, 그리고 안정적인 강수량이 작물 재배에 아주 적합했기 때문이죠. 카훌루이(Kahului)와 파이아(Paia) 일대에는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사탕수수 농장이 있었고, 마우이 슈가 컴퍼니는 2016년 문을 닫을 때까지 140년 넘게 운영됐습니다. 지금은 대규모 플랜테이션이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소규모 유기농 농장과 지역 중심의 농업협동조합이 대신하고 있어요.

요즘 마우이에서 눈에 띄는 건 '농업 관광(Agritourism)'이에요. 하와이 커피, 마카다미아 넛, 라벤더, 파파야, 열대 과일 등을 재배하는 농장을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마우이 업컨트리 지역, 특히 쿨라(Kula)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공기가 맑고 토양이 비옥해요. 그래서 라벤더 농장, 포도밭, 미니 와이너리 등이 들어서면서 '농촌 속의 리조트'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현지 농부들은 "작게, 하지만 품질 있게"를 강조하며 대기업 농업이 아닌, 지역 기반의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반면 오아후섬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오아후는 하와이의 수도 호놀룰루(Honolulu)가 있는 섬으로, 인구의 3분의 2가 이곳에 몰려 있어요. 그래서 농업보다는 서비스업과 기술 산업이 중심이지만, 도시 근교형 농업(Urban Farming)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호놀룰루 외곽의 와이아나에(Waiʻanae), 와히아와(Wahiawā), 그리고 노스쇼어 지역에는 중소 규모의 농장이 여전히 활발하게 운영 중이에요.

오아후의 농업은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키워드예요. 도시 안에서도 수경재배, 스마트팜, 태양광 온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농장이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와히아와 지역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온도·습도·영양을 조절하는 실내 채소 농장이 있고, 호놀룰루대학(University of Hawaiʻi at Mānoa)에서는 도시형 농업을 연구하는 전용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에요. 오아후의 농부들은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도시 안의 식량 자립'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팬데믹 이후 식량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지역 내에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기 때문이죠.

또한 오아후에서는 청년 창업가들이 참여하는 '그린 스타트업'이 활발합니다. 예를 들어 옥상 채소 정원, 수직농장, 해초 기반 식품 사업 등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어요. 이런 도시형 농업 모델은 관광객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농장 투어와 로컬 푸드 체험을 결합해, '농업을 경험하는 관광'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거예요.

두 섬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마우이는 '자연 중심의 전통농업', 오아후는 '기술 중심의 도시농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