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에 살면서 10번 프리웨이 탄다면 몇 시에 타고 이동해야 하나 계산하는게 일과가 되버렸다. 아이 데리고 이동할 때는 이게 한 번 타이밍 잘못 잡으면 차 안에서 아이는 짜증 내고, 나는 한숨 쉬고, 도착도 늦고 하루가 꼬인다. 그래서 이제는 감으로 안다. "아, 이 시간에 10번 타면 안 되겠구나" 하고.

Phoenix에 오래 살다 보니 10번 프리웨이가 왜 이렇게 점점 막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출퇴근 시간만 피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게 안 통한다. 오전이든 오후든 애매한 시간에도 차가 꽉 찬다. 피닉스가 커졌다는 말은 뉴스에서만 듣는 얘기가 아니다. 동네만 봐도 집이 계속 생기고 사람도 계속 늘어난다.

요즘 계속 캘리포니아에서 이사왔다는 이웃도 많고, 렌트하던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교외로 퍼진다. 문제는 다들 차를 몰고 다닌다는 거다. 아이 학교, 학원, 병원, 장 보러 가는 것까지 전부 차 없이는 안 된다. 10번 프리웨이는 그런 일상의 중심에 있다.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서 어디를 가든 한 번쯤은 얽힌다.

그런데 여기에 트럭이 정말 많다. 장난 아니다. 아이랑 뒤좌석에서 간식 먹으면서 가다가도, 옆 차선에 대형 트럭이 쭉 늘어서 있으면 마음이 괜히 불안해진다. 물류 트럭이 많아졌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면 체감이 다르다. 트럭 하나가 속도를 조금만 늦춰도 뒤가 다 막힌다. 아이랑 함께 탈 때는 급정거라도 하면 괜히 더 긴장된다.

거기에 공사까지 겹치면 답이 없다. 차선 줄어들고, 갑자기 합류하고, 표지판은 헷갈리고. 아이는 "엄마 언제 도착해?"를 백 번은 묻는다.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여유 있게 움직인다. 학교 행사나 병원 예약이 있으면 일부러 30분, 많게는 한 시간까지 앞당겨서 출발한다. 도착해서 차 안에서 기다리는 게, 프리웨이 위에서 멈춰 서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시간대도 중요하다. 오전 7시 반부터 9시 반은 그냥 피한다. 오후도 3시 반부터 6시 반은 위험 구간이다. 문제는 요즘은 그 사이 시간도 안전하지 않다는 거다. 재택근무가 늘어서인지, 다들 움직이는 시간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이 시간은 괜찮겠지" 했다가도 갑자기 꽉 막힌다. 아이 데리고 있으면 그 불확실성이 제일 힘들다.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할까 봐, 배고프다고 할까 봐, 괜히 마음이 먼저 바빠진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가능하면 동네 안에서 해결하고, 프리웨이는 꼭 필요할 때만 탄다. 아이랑 이동할 땐 물, 간식, 태블릿은 기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 계산을 철저히 한다.

피닉스에서 아이 키우면서 10번 프리웨이를 탄다는 건 단순한 운전이 아니라 하루 일정을 설계하는 일이다.

이 도시는 여전히 살기 좋고 햇빛도 많지만 그만큼 차도 많다. 그래서 "이 시간에 10번 탈까 말까." 고민도 계속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