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아마존 프라임데이.
이번엔 뭐가 싸게나와서 개이득 득템이 가능할까? 하는 마음으로 앱을 열었는데... 이게 웬걸.
이건 뭐 프라임 데이가 아니라 그냥 프라임 '데이터 낭비'.
나는 테크도 좋아하고, 살림살이도 챙기는 전형적인 온라인 쇼핑족이다. 그런데 올해 프라임데이는 정말 실망 그 자체였다.
먼저 할인 품목이 심각하게 별로였다. 예전엔 "오 이거 평소보다 진짜 싸다!" 싶은 게 하나쯤은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게 눈에 안 띄었다.
내가 눈독들이고 있는 65인치 TV도 똑같은 모델이 3개월 전에도 이 가격이었다.
노이스캔슬링 이어버드? 다른 데서 더 싸게 판다. 이게 진짜 프라임 전용 세일 맞나 싶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가격도 문제였다. 예전엔 프라임데이 하면 진짜 몇몇 제품은 가격이 확 떨어졌었는데, 올해는 너무 많은제품이 말도안되게 비싼가격으로 나와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살까 고민하던 전기 면도기가 있었는데, 원래 $119 하던 게 $99.99로 떨어졌다고 떠들더라.
근데 그 제품, 지난달에 월마트에서 $98에 봤다. 이게 무슨 프라임 딜이야?
내가 올해 프라임 데이에서 보다가 기가막힌 물건은 더있다.
샘소나이트 러기지 3종세트도 정가가 $619인데 반값할인 $310에 판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가방은 다른데서 $150-$220대에 흔하게 볼 수 있는물건이다.
심지어 테무는 중국산 직수입이라 같은 종류제품군이 $120불에 배송비 $6불이다.
더 황당했던 건, 올해는 경쟁사들도 다 따라 했다는 거다.
월마트, 타겟, 베스트바이는 물론이고, 이베이, 심지어 테무까지 "프라임데이 맞춤 할인전"을 하는것이 보였다.
우리 다같이 싸우자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우리도 끼워줘~ 분위기였다.
그 결과 나같은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정작 뭘 사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
온라인 플랫폼들끼리의 할인 전쟁은 격해졌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더 낮아진 느낌이랄까..
가격차가 별로 없고 진짜 '오 이건 꼭 사야겠다' 싶은 게 없었어진 느낌같은 느낌이 온다 ㅋㅋ.
프라임데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과 매출 성장 둔화를 걱정하게 된다는 뉴스도 나왓다.
사람들 생각하는건 다 비슷하다는 이야기. 이젠 개인적으 프라임데이가 특별한 세일이라기보단, 그냥 매년 돌아오는 상투적인 행사 같아졌다.
마치 오늘의 특선 요리! 메뉴를 펼쳤는데, 나오는 건 매번 똑같은 김치볶음밥 같은 느낌이랄까.
이제는 프라임데이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올해도 그냥 지나가겠구나...하고 체념하게 되는 거다.
물론 앞으로 아마존이 뭔가 대단한 판을 깔아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또 이럴 거면 차라리 기대치나 낮추게 해주던가.
아마존아, 내년엔 진짜 좀 뭔가 제대로 된 잔치한번 해보자. 손해보더라도 핫한 상품좀 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