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Long Beach 쪽 PCH 도로를 달리다가 Toyota 딜러십 앞을 지나쳤다.
주차장에 새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재고가 많아보이는데 굿딜이 있을려나?' 싶어서 슬쩍 들어가 봤는데...
RAV4 하나 윈도우 스티커 보고 그냥 나왔다. 옵션 좀 붙으니까 4만 5천 달러를 훌쩍 넘기더라.
몇 년 전만 해도 이 가격이면 꽤 괜찮은 차를 뽑았는데, 지금은 그냥 "기본"이 이 가격이다.
예전에 H.O.T. 노래 가사처럼 "캔디" 같은 달콤한 딜은 이제 없는 걸까.
현재 미국 신차 평균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5만 달러를 넘었다.
2019년 대비 약 30% 오른 수준이라고 한다 ㅋㅋ.
할인이나 인센티브를 적용해도 out-the-door 가격이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J.D.파워 데이터를 보면 신차 평균 월 할부금도 처음으로 800달러를 돌파했다.
$800... 이거 5년전만 해도 BMW X5 뽑을돈이다.
신규 대출 5건 중 1건은 월 페이먼트가 1,000달러 이상...
이젠 CA 살면서 렌트비 내랴, 차 할부금 내랴 하면 월급 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이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대출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현재 평균 대출 기간이 68.8개월, 84개월(7년) 이상 장기 대출 비중은 11.7%로 2019년의 거의 두 배다.
7년이면 그 사이에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시간인데, 차 값을 아직도 갚고 있는 거다.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필라델피아 연준 자료에 따르면 90일 이상 심각한 연체 비율이 8.6%까지 올랐다.
이게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하니,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임금 상승 속도가 차 가격 상승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내가 미국 와서 처음 탔던 차가 코롤라였다. 가격 부담 없이 출퇴근용으로 딱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선택지 자체가 사라졌다.
2만 달러 이하 마지막 모델이던 닛산 버사가 작년 12월에 단종됐다.
미쓰비시 미라지, 기아 리오, 현대 액센트, 쉐볼레 스파크까지 줄줄이 미국 시장에서 퇴장했다.
"소비자가 소형차를 안 원해서"라는 게 업계 설명인데, 한편으로는 제조사들이 마진 높은 SUV에 올인하면서 소형차 라인업을 스스로 정리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SUV 포함 경트럭이 전체 판매의 80%에 육박하고, Honda CR-V 같은 크로스오버가 전체 판매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10년 전만 해도 승용차와 경트럭 비율이 비슷했는데 시장 구조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캘리포니아에서 차 없이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 출퇴근하려면 차가 있어야 하고, Metro Blue Line 커버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다. 결국 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인데 가격이 이렇게까지 올라버리면 어떻게 되는건가 싶어진다.
설문조사에서도 차량 구매 예정자들이 가장 큰 장애물로 높은 신차 가격을 꼽았다. 그런데도 제조사들은 당분간 고급 모델 위주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다. 마진이 좋으니까.
이렇게가면 결국 장기적으로 신규 구매자 유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가 1,620만 대로 좋았지만, 올해는 1,600만 대로 소폭 감소 전망인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6~8년에 한 번 차를 바꾸는 게 보통인데, 오랜만에 딜러를 찾았다가 가격표 보고 충격받는 사람이 요즘 정말 많다고 한다.
나도 그중 하나였고. 지금 당장 차를 바꿔야 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리면서 시장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만약 구매를 결심했다면 월 페이먼트뿐 아니라 총 상환 금액, 대출 기간, 그리고 그 돈의 기회비용까지 꼭 따져보자.
차는 타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이다. 감가상각을 이길 수 있는 차는 없다. 현명한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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