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는 미국의 딱 한가운데쯤, 대평원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정말 "미국 중서부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다도, 높은 산맥도 없지만, 대신 끝이 안 보이는 평야와 하늘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구름이 솜처럼 피어나고, 겨울에는 건조한 바람이 세차게 불죠.

낮에는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고, 해 질 무렵이면 붉은 노을이 도시를 감싸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자연 지형은 바로 캐나다 강(Canadian River)입니다. 이 강은 텍사스 팬핸들을 지나 오클라호마 중부를 가로지르며 도시를 남쪽으로 감싸 흐릅니다. 강 주변에는 공원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Oklahoma River'라고 부르는 도심 구간은 도시 재개발과 함께 완전히 새로 태어났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바람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의 매일 바람이 불고, 계절이 바뀔 때면 강한 돌풍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 지역은 미국에서도 토네이도가 자주 생기는 '토네이도 앨리(Tornado Alley)'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봄철에는 하늘이 금세 어두워지고, 거센 구름이 몰려오는 날이 많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런 날씨에 익숙합니다.

각 집마다 지하 대피실이 있고, 기상청 경보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일상처럼 받아들이죠. 한편으로 이 바람은 에너지원으로도 활용됩니다. 오클라호마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풍력 발전 주로, 도시 외곽에는 하얀 풍력 터빈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차를 타고 시 외곽으로 나가면 수평선 끝까지 이어진 풍차들이 돌아가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나옵니다. 북쪽에는 대평원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저지대 습지가 나타납니다. 특히 Lake Hefner와 Lake Overholser, 그리고 Lake Stanley Draper 세 개의 인공호수는 도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습니다. Lake Hefner는 오클라호마시티의 대표적인 호수로, 요트 선착장과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고,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풍경이 유명합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로 피크닉 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반면 Lake Draper는 좀 더 한적하고 자연스러워 캠핑이나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습니다. 겨울엔 철새가 찾아와 호수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자연환경이 특별한 이유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대도시답게 도로망이 잘 발달했지만, 곳곳에 녹지가 남아 있습니다. 도시 중앙의 Myriad Botanical Gardens는 도심 속 작은 정글 같은 공간입니다. 유리돔 식물원 안에는 열대식물과 폭포가 있고, 밖으로는 잔디밭과 연못, 계절별 꽃밭이 펼쳐집니다.

여름에는 음악회가 열리고, 겨울엔 아이스링크가 만들어져 계절마다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또한 Scissortail Park는 최근 들어 시민들이 가장 자주 찾는 장소로, 오클라호마 리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원 안에는 연못, 산책길, 운동 공간, 작은 공연무대까지 있어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곳입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자연은 극단적일 때가 많습니다. 여름엔 40도 가까이 올라가고 겨울엔 눈보라가 몰아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 덕분에 하늘의 표정이 다양하고, 계절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하늘빛이 바뀌는 걸 보면, 이 도시의 매력은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