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를 한마디로 말하라면 뉴욕 옆에 조용히 붙어 있으면서도 자기 존재감을 꽤 뚜렷하게 드러내는 주라고 표현하고 싶다.

뉴욕 옆이다 보니 다소 크기는 작지만, 돈도 많고 역사도 깊고, 사람도 바글바글 모여 사는 곳. 뉴욕 출근하는 사람들만 잔뜩 사는 베드타운이라고 생각하면 얕잡아 보는 거고 실제로 제약회사부터 연구기관, 금융산업까지 꽉 채워진 알짜배기 지역이다. 뉴저지가 미국에서 경제력 상위권을 계속 지키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먼저 역사 이야기를 해보면, 이 지역은 처음부터 조용한 땅이 아니었다. 유럽인들이 오기 전, 델라웨어 부족 같은 원주민들이 농사와 사냥, 강에서 물고기 잡아 먹으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1620년대쯤 네덜란드 애들이 "여기 괜찮네?" 하고 들어오더니 식민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근데 오래 못 먹고 살았다. 영국이 곧바로 빼앗아 가면서 뉴저지는 영국 영토가 되어버렸다.

그러고는 이 지역을 이상하게 12조각으로 나누어 관리하면서 여기저기서 정책을 따로따로 굴리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뒤섞인 지역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1600년대 후반에는 종교 자유도 선언했고, 별의별 사람이 몰려들어서 지금까지 이어진 "뉴저지 다문화 스타일"의 시작이 된 셈이다.

독립전쟁 때 뉴저지는 또 조용히 있지 않았다. 워싱턴 장군이 이 지역을 전략적으로 휘젓고 다니며 트렌턴과 모리스타운에서 중요한 전투를 벌였다. 그리고 미국 헌법을 비준한 것도 빠르게 앞장섰다. 작은 주인데 큰 일에는 꼭 끼어 있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이후 산업혁명 때는 철도와 운하가 뚫리면서 제조업 도시들이 확 뜨기 시작했고, 제철, 섬유, 화학, 전자, 자동차까지 줄줄이 성장했다. 한마디로 "작지만 공장 왕국" 같은 이미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항공우주, 제약, 방위산업, 생명과학, IT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자리 잡았고, 지금은 금융업과 바이오 테크놀로지가 뉴저지 경제의 핵심을 꽉 잡고 있다.

존슨앤존슨 같은 제약계의 거물들이 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도 괜히 그런 게 아니다.

뉴저지는 약 90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인구밀도가 엄청 높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땅 대비 사람 수가 가장 빽빽한 편이다.

그리고 인종 구성을 보면 백인,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아시아계가 골고루 섞여 있어서 문화적으로도 다양하다. 특히 히스패닉·아시아계 비율이 계속 늘고 있는 게 특징인데, 그만큼 글로벌 분위기가 강하다. 거리만 돌아다녀도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힌디어 등이 뒤섞여 들린다.

돈 이야기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뉴저지 중간 가구 소득은 약 8만~9만 달러 수준으로 미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이건 그냥 우연이 아니다. 제약, IT, 금융, 생명공학 같은 고소득 직종이 바글바글하기 때문이다. 대신 문제는 생활비다. 집값·세금·교통비가 높아서 벌어도 나가는 게 크다. 그래도 사람들은 버티면서 산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 많고, 뉴욕까지 가깝고, 교육기관 좋고, 의료 수준 좋고, 뭔가 "돈이 도는 느낌의 삶"이 가능하니까.

뉴저지는 작지만 역사도 오래되고 경제도 탄탄하고 사람도 다양하다보니까 많은 사람이 계속 머무는 것이다. 작은데 강한, 그게 딱 뉴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