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 집 안에서 나를 무는 게 뭘까?"
한국에서 살 땐 여름밤에 들려오는 '윙~' 소리가 거의 공식처럼 따라붙었고, 모기향 피우며 손뼉 치는 게 일상이었다.
집안에서 물린다고 하면 거의 99% 모기였다. 가을부터 봄까지는 벌레에 물린 기억이 별로 없었으니까.
그런데 미국에 와보니 얘기가 다르다.
모기만이 범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유주얼 서스펙트, 용의자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먼저 등장하는 건 여전히 모기.
하지만 한국 모기와 달리 미국 모기는 덩치가 크고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유행경보가 뉴스에 나오기도 한다.
두 번째 용의자는 벼룩.
미국에서는 카펫 문화 덕분에 벼룩이 의외로 쉽게 숨어든다. 벼룩에 한 번 물리면 가려움의 강도가 장난 아니다. 이놈의 벼룩은 깨알보다 작아서 잘 잡히지도 않고 벼룩 방역 전문 업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세 번째는 빈대다. 예전에는 거의 전설 속 해충처럼 들렸는데 미국에 와보니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뉴욕같은 대도시에서 빈대 소식은 흔하다. 빈대에 물리면 가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침대라는 안식처가 공격받는 느낌이 든다. 빈대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호텔에 가면 무조건 매트리스부터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네 번째 용의자는 거미다. 거미가 사람을 잘 물지 않지만 미국 지역에 따라서 블랙 위도우(Black Widow)나 브라운 리클루즈(Brown Recluse)처럼 독성이 강한 녀석들도 산다. 차고나 지하실 같은 곳에선 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이름만 들어도 징그러운 침파리. 미국 파리 중 일부는 사람을 물기도 한다. 특히 호수 근처에서 만나는 파리들은 모기보다도 더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작은 크기에 방심했다가 물리면 깜짝 놀라 손바닥으로 쳐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섯 번째는 진드기다. 한국에서도 야외활동 시 주의해야 한다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진드기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특히 라임병(Lyme Disease)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물리면 단순한 가려움이 아니라 병원에 바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집 근처 잔디밭이나 애완견을 통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혹시 내가 물린 게 진드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쯤 되면 집안에서 가려움이 생겼을 때, 범인을 특정하는 게 거의 탐정놀이 수준이 된다.
"오늘은 모기일까? 아니면 벼룩이 기습했나? 침대에 빈대가 있었던 걸까?"
웃기지만, 이 모든 게 미국에 살면서 얻게 된 새로운 경험이다.
한국에서는 그냥 모기향 하나면 끝났던 일이 여기선 스프레이, 트랩, 전문 방역까지 총동원해야 한다.
친구들끼리 모여 "야, 나 어제 정강이에 세 방이나 물렸어"라고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모기네"가 아니라 "그거 벼룩 같아, 아니야 빈대일걸?" 같은 수준이다.
결국 미국에서 살면서 다양한 벌레한테 물리면 "내가 정말 미국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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