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오밍 비프, 바이슨 버거, 그리고 로데오 음식의 세계 - Cheyenne - 1

샤이엔(Cheyenne)에서 어느정도 지내다 보면 이곳은 전형적인 미국 서부의 목장 문화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도시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이오밍 하면 소고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넓은 목초지와 목장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소를 키워온 역사가 오래됐습니다. 그래서 샤이엔의 식당에 가면 스테이크와 바비큐 같은 고기 요리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또 하나가 바이슨(Bison)입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조금 생소한데, 흔히 아메리칸 버펄로라고 부르는 북미 들소입니다. 미국 서부 역사와 원주민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동물이었습니다.

바이슨 고기는 생김새나 맛이 소고기와 비슷하지만 일반적으로 소고기보다 지방이 적습니다.

샤이엔 주변에서는 바이슨 버거를 파는 곳도 있어서 처음 와이오밍을 방문했다면 한번 먹어볼 만합니다.

햄버거라고 생각하고 먹으면 그렇게 부담스러운 음식도 아닙니다.

그런데 샤이엔에서 메뉴를 보다 Rocky Mountain Oysters라는 음식을 발견하면 조금 조심해야 합니다.

이름만 번역하면 '로키산맥 굴'이니까 해산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굴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황소의 고환을 손질해서 튀겨 먹는 미국 서부의 전통 음식입니다. 목장에서 수소를 거세하면서 나온 부위를 버리지 않고 요리해 먹던 문화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지역의 독특한 별미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와이오밍 비프, 바이슨 버거, 그리고 로데오 음식의 세계 - Cheyenne - 2

저도 이름만 보고 굴 요리를 생각했다가 재료가 무엇인지 알고 나면 잠깐 고민할 것 같습니다.

송어도 있습니다. Trout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송어입니다.

와이오밍은 산과 강이 많은 지역이라 송어 낚시가 유명하고, 지역 식당에서도 송어 요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샤이엔의 음식 문화를 제대로 보려면 Cheyenne Frontier Days를 알아야 합니다. 매년 여름 열리는 대규모 로데오 축제입니다.

로데오(Rodeo)는 카우보이가 말을 타거나 황소를 타면서 실력을 겨루는 미국 서부 전통 경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카우보이 문화가 샤이엔에서는 지금도 큰 축제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때 Chuck Wagon이라는 말도 자주 나옵니다. 1800년대 카우보이들이 소떼를 몰고 장거리 이동할 때 음식을 싣고 다니던 이동식 취사 마차를 말합니다. 요즘으로 생각하면 카우보이들의 푸드트럭 같은 것이었습니다. Frontier Days에서는 이런 전통을 재현한 요리 행사도 열리고 바비큐와 각종 고기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샤이엔에 살게 된다면 Farmers Market도 한번 가볼 만합니다. 파머스마켓은 지역 농부나 생산자가 채소, 과일, 꿀, 빵 같은 제품을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장터입니다. 한국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비슷합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꿀이나 허브, 수제 식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결국 샤이엔 음식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화려함보다는 '미국 서부다운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고기와 바이슨, 송어처럼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비교적 단순하게 조리하고, 여기에 목장과 카우보이 문화가 음식 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뉴욕이나 LA처럼 세계 각국의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샤이엔에 처음 간 한국 사람이라면 스테이크나 바이슨 버거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용기가 생겼다면 Rocky Mountain Oysters까지 도전해 보는 겁니다. 적어도 나중에 "와이오밍에서 그거 한번 먹어봤다"며 이야기할 거리는 확실히 생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