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커피매니아였어요. 아침마다 아메리카노 없이는 하루가 시작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몇 년 전, 리틀토쿄에 갔다가 우연히 마신 말차 라떼 한 잔이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 영어로는 Matcha라고 하죠 ㅋ

그 묵직하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쌉쌀한 맛, 뒤에 따라오는 부드러운 단맛, 그리고 입안에 오래 남는 청량감이 너무 매력적이었죠. 그때부터 저는 완전히 말차에 빠져버렸습니다. LA에 살다 보면 유행하는 건강 트렌드나 슈퍼푸드가 빠르게 번지는데, 그 중에서도 말차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진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고 느껴요.

말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카페인 느낌이 달라요. 커피는 마시자마자 확 각성되는 대신에 금방 가라앉아 버리고, 때로는 심장이 두근거려서 불안감까지 느낄 때가 있죠. 그런데 말차는 훨씬 더 부드럽고 길게 이어지는 집중력을 줍니다.

이건 말차 속에 들어 있는 L-테아닌이라는 아미노산 덕분인데, 카페인의 자극을 완화하면서도 머리를 맑게 해줘요. 덕분에 저는 일할 때 말차 라떼를 한 잔 마시면 긴 회의도 차분하게 버틸 수 있고, 밤에 갑자기 예민해지는 경우도 줄었어요. 게다가 항산화 성분도 풍부해서 피부 관리에도 좋다고 하니까, 30대 중반 여성 입장에서 매일 조금씩 마시는 게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어요.

LA는 워낙 다양한 카페 문화가 발달해 있어서, 요즘은 정말 어디서든 말차 메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기본적인 말차 라떼부터 말차 아이스크림, 말차 티라미수, 심지어는 말차 스무디나 말차 맥주까지 나왔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달달한 디저트보다는 오트밀크로 만든 말차 라떼를 제일 좋아해요. 우유 대신 오트밀크를 쓰면 고소하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있고, 말차 특유의 초록빛이랑도 잘 어울려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있죠. 특히 햇살 가득한 LA 오후에 테라스에 앉아 말차 라떼를 마시면,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환하게 정리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말차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예요. 솔직히 예전에는 집에서 마시려고 온라인으로 괜찮은 품질의 말차 가루를 사면 한 통에 20달러 안팎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30~40달러는 기본이고, 조금만 프리미엄 제품이다 싶으면 60달러까지 훌쩍 올라가 버렸습니다.

왜 이렇게 됐나 하고 찾아보니까 이유가 꽤 명확하더라고요. 우선 말차는 일본 교토나 우지 같은 특정 지역에서 고급 품종으로 재배되는 경우가 많아요. 말차용 찻잎은 햇빛을 차단해 가며 천천히 키워야 하고, 수확 이후에도 손이 많이 가는 전통 방식으로 가공하거든요. 그만큼 생산량은 한정돼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수요는 계속 폭발적으로 늘다 보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죠.

또 팬데믹 이후 물류비용이 치솟은 것도 큰 이유예요.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운송비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들고, 환율 변동까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가격도 상승한 거예요.

게다가 LA 같은 대도시에서는 '건강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붙습니다. 사람들이 웰빙에 투자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 카페나 마트에서 말차 가격을 조금 더 올려도 잘 팔리니까 결국 평균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상황이 좀 아쉽긴 해요. 말차가 단순히 트렌디한 음료가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히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하거든요. 그런데 가격이 계속 오르면 결국 일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럭셔리 음료'처럼 변질될까 걱정돼요.

물론 저는 말차의 매력에 이미 빠져버려서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만, 요즘은 온라인에서 대량 구매하거나 현지 아시아 마켓을 돌면서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찾는 편이에요. 또 집에서 직접 라떼를 만들어 마시다 보니 카페에서 한 잔에 7~8달러씩 쓰는 것도 많이 줄었고요.

결국 말차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건강에 좋고 예쁘게 나온 음료라는 것 이상이에요.

쌉싸래한 맛 뒤에 숨어 있는 부드러움, 정신을 맑게 해주는 집중감,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느낌까지.... 가격이 올라도 저는 이 매력을 계속 즐기고 싶고, 언젠가는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말차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지금 이렇게 말차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또 한 잔 마시고 싶어지네요.

오늘은 그냥 카페에 가지 말고, 집에서 오트밀크 데워서 직접 라떼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작은 거품기 돌리면서 푸른빛 말차가 우윳빛 속에 퍼져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비싼 가격 이야기는 잠시 잊고 다시 그 매력에 빠져버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