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말이 많이 들리는데 바로 하버드 같은 명문대를 졸업해도 쉽게 취직해서 학비 못 뽑는 세상이라는 얘기다.

예전 같았으면 과장이라고 넘겼을 말인데, 지금은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나는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질문 자체가 나왔다는 게, 시대가 확실히 달라진것 같기는 하다.

하버드 학비부터 보면 1년에 8만 달러 안팎이다 (등록금에 각종 학비, 기숙사, 식비까지). 4년이면 3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장학금이나 재정보조를 받는 학생도 많지만 중산층은 늘 애매한 위치다.

부모 수입때문에 지원은 부족하고 부담은 크다. 이 계층의 학생들과 부모들이 투자라고 생각하는 순간 졸업 후 수입으로 회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좀 절실하게 든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졸업 이후다. 아직도 하버드 졸업장만 있으면 고연봉이 자동으로 따라온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금융, 컨설팅, 테크 상위권으로 바로 가는 일부를 제외하면 초봉은 생각보다 평범하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이나 학문 중심 전공은 더 그렇다. 연봉 6만에서 8만 달러 선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흔하다. 세금 떼고 나면 학비 원금은커녕 이자도 버거운 구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하버드가 돈을 벌어다 주는 곳이냐는 질문 자체가 이미 오래된 사고방식이라고 나는 본다.

지금 시장은 학교 브랜드보다 실제로 뭘 할 수 있는지,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 어떤 네트워크를 만들었는지를 훨씬 집요하게 본다. 하버드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곳이지, 결과를 보장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그래서 하버드 졸업하고도 학비를 못 뽑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진로에 대한 그림 없이 명문대라는 이름만 믿고 들어간 경우다. 반대로 학비를 훨씬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이 현상은 하버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반적인 학력 인플레이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좋은 학교 졸업장이 더 이상 희소하지 않다 보니, 시장은 훨씬 냉정해졌다. 졸업장은 입장권일 뿐이고, 그 이후는 각자도생이다. 학비는 확정 비용인데, 수익은 확률이 되어버렸다고 나는 본다.

결국 이 질문은 교육의 본질로 돌아간다. 대학을 직업 훈련소로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사고방식과 시야를 키우는 공간이라고 본다면 여전히 의미는 있다. 다만 그 가치를 돈으로 바로 환산하려는 순간 계산은 복잡해진다.

그래서 지금 세상은 하버드 졸업해도 학비를 못 뽑을 수 있는 세상이 맞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하버드가 아니면 절대 못 갈 길로 가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학교가 아니라 기대치다. 명문대라는 이름에 수익을 기대하는 순간, 현실은 늘 그 기대를 어긋나게 만든다고 나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