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이야기에 꼭 나오는 장면이 남자는 죽이고, 이쁜 여자만 데려갔다는 서사다.

그래서 바이킹 후예 여자들이 유독 금발이고 예쁜건가?

결구 바이킹은 우월한 DNA만 골라 담은 일종의 종자 사냥꾼이었냐는 질문이 남는다.

이런 내용은 은근히 인종간에 자극적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은근히 믿고 있는 이야기다.

일단 바이킹이 약탈 과정에서 여성을 데려간 건 사실에 가깝다.

당시에는 전쟁 포로 개념이 지금과 달랐고, 노예는 중요한 재산이었다.

젊은 여성은 노동력이고, 동시에 혼인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원이었다.

여기까지는 냉정한 역사다. 문제는 이 과정이 미인 선별 오디션처럼 진행됐을 거라는 상상하는게 문제다.

당시 현실은 투박했을 가능성이 크다. 전투 중에 얼굴 보고 고르고 그럴 여유는 없다.

그저 살아 있고, 젊고, 이동이 가능한 여성이 대상이었을 뿐이다.

그럼 바이킹 후예 여성들이 유독 금발이고 예쁘다는 인식은 어디서 왔을까.

이건 유전보다 이미지의 힘이 크다. 북유럽 지역은 원래 금발과 밝은 눈 색 비율이 높은 곳이다.

바이킹 이전부터 그랬고 바이킹이 유럽 각지로 퍼지면서 현지 여성과 섞인 건 사실이지만, 그 결과가 모두 금발 미녀로 귀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유전자 풀은 더 다양해졌다.

최근 유전학 연구들을 보면 재미있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아이슬란드, 영국, 아일랜드 같은 지역에서 발견되는 바이킹 후손의 DNA를 분석해보면, 남성 쪽은 북유럽 계통이 강하고 여성 쪽은 현지 계통 비율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건 바이킹 남성이 현지 여성과 결합했다는 흔적이지 미인만 골라서 데려갔다는 증거는 아니다. 선택 기준은 미모가 아니라 생존과 생산성이었다고 보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킹 후예 여성들이 예쁘다는 인식이 강한 이유는 문화적인 후광 효과다.

북유럽 미인은 영화, 패션, 광고에서 꾸준히 이상형으로 소비돼 왔다. 키 크고, 피부 밝고, 눈 색 옅은 외형이 글로벌 미디어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로 포장됐다. 여기에 바이킹이라는 거친 전사 서사가 겹치면서 유전적 우월성 같은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하지만 이건 스토리텔링이지 과학은 아니다.

미의 기준도 시대와 지역에 따라 계속 바뀐다. 중세 유럽에서 미인으로 여겨졌던 얼굴과 지금 우리가 말하는 미인은 전혀 다르다. 바이킹 시대에 이쁜 여자라는 기준이 지금의 금발 모델 이미지와 같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현대적 착각이다.

결론적 바이킹이 우월종자 DNA 사냥꾼이었다는 건 그럴듯하지만 하지만 근거는 약하다고 한다.

바이킹 후예 여성들이 금발이고 예쁜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일 수 있지만, 그건 선택적 납치의 결과라기보다 원래 지역적 유전 분포와 현대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의 합작이라는 이야기.

내 생각으로도 역사에 본능과 폭력이 섞여 있었던 건 맞지만, 거기에 유전자 엘리트주의까지 덧씌우는 건 우리가 만든 과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