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라는 건 참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재미있어서 웃는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깊은 의미가 있죠.
사람마다 웃는 포인트도 다르고, 상황마다 웃음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웹툰, 만화 같은 걸 보면서 웃을 때가 있잖아요. 그건 전형적인 '유머 웃음'이에요.
뇌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 말장난, 상황 반전 같은 걸 만나면 긴장이 확 풀리면서 웃음이 터지는데, 이때는 마치 뇌가 "아, 방금 예상 못 했는데 재미있네!" 하고 반응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친구랑 예능을 보면서 한참 웃다가도 "아, 별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웃기냐"라면서 배꼽 잡게 되는 겁니다.
또 다른 종류의 웃음은 '반가움의 웃음'이에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 들어갔는데 애완견이 꼬리 치면서 달려올 때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활짝 펴지잖아요.
이건 단순히 웃긴 게 아니라 반가움과 기쁨이 감정으로 솟아오르면서 웃음으로 표현되는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죠. 첫눈에 반해서 웃을 수도 있고, 그냥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피식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런 웃음은 사실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본능적이고, 인간관계에서 친밀함을 확인하는 중요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또 혼자 있을 때 나오는 '혼잣말 웃음'도 있죠. 갑자기 과거에 있었던 황당한 장면이 떠오르거나, 내가 한 실수가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질 때 혼자 피식 웃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내리고 난 뒤에야 '아, 원래 내가 타려던 층은 한참 위였지' 하고 깨닫는 순간, 그 민망함이 웃음으로 나오죠. 이건 누가 웃겨서가 아니라 뇌가 상황을 정리하다 보니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이런 웃음은 스트레스 해소에 꽤 효과가 있다고 해요. 왜냐하면 혼자라도 웃는 순간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거든요. 흥미로운 건 웃음이 꼭 행복해서만 나오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긴장했을 때 나오는 '억지 웃음', 사회적으로 예의를 지키기 위한 '가식 웃음', 혹은 난감할 때 흘리는 '머쓱한 웃음'도 있잖아요.
인터뷰나 소개팅 같은 자리에서 상대가 뭔가 묘한 질문을 던졌을 때 괜히 웃음으로 넘기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웃음은 행복하다기보다 상황을 무마하는 방편일 때가 많죠.
그런데도 신기한 건 웃는 표정 자체가 우리 뇌를 속여서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겁니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뇌가 착각을 해서 도파민을 내보내고 기분을 조금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그래서 심리치료나 병원에서도 '웃음치료'라는 걸 활용하죠.
코미디 영상을 틀어주거나, 다 같이 모여서 일부러 웃는 '웃음 요가'를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우울감 완화나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결국 웃음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그때마다 우리 마음속에서 작동하는 이유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코미디에 빵 터져서 웃고, 누군가는 반가운 강아지를 보고 웃고, 또 누군가는 황당한 현실 속에서 피식 웃어버리죠. 하지만 공통점은 있어요. 웃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가벼워지고, 세상이 조금 더 살 만해진다는 것. 웃음은 행복을 만드는 조건이라기보다 행복을 열어주는 열쇠에 가깝습니다.
웃으면 행복해지고, 행복할 때 또 웃게 되고, 그렇게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하루에 몇 번은 의도적으로라도 웃는 연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거창한 이유 필요 없어요 친구랑 쓸데없는 농담 하면서, 혹은 거울 보면서 자기한테 미소 한 번 던지면서 시작하면 됩니다.
결국 인생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무기는 바로 웃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