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뉴스에 나온 "헐크 호건 사망. 향년 71세" 가 진짜 뉴스인지 몇 번을 다시 봤다.

53년생이고 90년대까지 쌩쌩했던 현역시절 생각하면 죽기에는 너무 젊은데.... 근데 CNN에도 떴고, WWE 공식 성명까지 나왔다.

연예인 뉴스에 이렇게 먹먹한 적 손에 꼽는다. 헐크 호건은 내 어린 시절의 '슈퍼히어로'였거든.

요즘 애들은 프로레슬링이 유튜브 콘텐츠 같겠지만, 우리 땐 이게 진짜였어.

WWE(그땐 WWF였지)의 황금기.

금발머리, 노란색 찢어진 셔츠, 팔에 핏줄 불끈불끈

"Take your vitamins, say your prayers, and believe in yourself, brother!"

마치 교회 목사님보다 더 설득력 있게 인생 조언을 던졌어.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헐크 호건은 말 그대로 WWF의 얼굴이었는데.

그 시절 프로레슬링이란 말만 들어도 떠오르던 인물...

화려한 입장, 넘치는 쇼맨십, 마이크 잡으면 관중 들었다 놨다 하고, 캐릭터 하나도 워낙 강렬해서 수퍼맨급이었지.

호건이 인기를 폭발시키면서 전국 단위의 주간 TV쇼 중심 시스템이 생겼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보는 WWE 스타일, 진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이 호건 덕에 자리 잡은 거라고 본다.

그러다 WCW로 이적하더니, 착한 이미지 벗어던지고 악역으로 돌아서는데, 이게 또 반전.

nWo라는 단체를 이끌면서 '나쁜놈이 멋있어 보이게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 되기도 했지.

그 전설적인 대결들 기억나지? 안드레 더 자이언트를 한 팔로 들어올리던 거. 언더테이커랑의 맞짱.

딱 봐도 연출이라는 거 알면서도, 그 땐 진심으로 응원하고, 진심으로 열광했어.

근데 호건 형이 단순히 '근육 많은 레슬러'만은 아니었어. 나름 철학 있는 사람이었어.

아침마다 일어나면 무조건 오트밀 먹고, 줄넘기하고, 헬스장에서 하루에 3시간은 기본.

술, 담배 안 했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그렇게 살았으니 70 넘게도 몸이 거의 50대 수준이었지.

근데 이 형이 또 꽤 '재미난 사생활'로도 유명했어.

전성기 시절엔 팬 편지 박스로 몇 개씩 오고, 여성 팬들은 호텔 방 앞에 줄 서있었다더라.

결혼은 했지만, 방송 리얼리티 쇼 'Hogan Knows Best'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가족끼리도 꽤 웃긴 일이 많았어. 아내 린다랑은 2007년에 이혼했고, 그 과정도 헐리우드 못지않았지.

그리고 나중에 유출된 그 유명한 '프라이빗 테이프 사건'...

거기서 인종차별 발언까지 엮이면서 WWE 명예의 전당에서도 짤렸었잖아.

근데 또 이 형이, 눈물 흘리면서 사과하고, 다시 명예 회복해서 복귀했지.

실수도 많았지만, 반성도 하고 돌아올 줄 아는 형이었다는 거야.

헐크 호건의 진짜 매력은 뭐였을까? 그건 '지지 않아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단 거야.

헐크는 늘 말했지. "Whatcha gonna do when Hulkamania runs wild on you?"

그건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그 시절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어.

오늘 플로리다 클리어워터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채 발견됐고, 결국 사망뉴스 발표.

WWE는 성명에서 "그는 팝문화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중 하나였다"고 했지만... 나에게 그는 그 이상이었다.

'너도 이겨낼 수 있어, 브라더'라고 말해준 존재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