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에 살다 보면 아침에는 햇살이 가득하다가, 오후에는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저녁에는 다시 맑아지는 그런 도시라서인지 제 기분도 자주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그런데 그런 기분을 단번에 바꿔주는 게 있어요. 바로 음악이에요.
제가 늘 하는 말이 있는데, 음악은 일종의 "허락된 마약" 같다는 거예요.
뭔가 찌뿌둥하고 우울한 날에도 이어폰만 꽂으면 금세 마음이 풀어지니까요.
예를 들어 출근길에 차가 막혀서 짜증이 날 때, 제가 좋아하는 팝송이나 K-팝을 크게 틀면 갑자기 기분이 전환돼요.
분명히 똑같이 차는 막혀 있는데, 음악 덕분에 그 시간이 더 이상 짜증나는 시간이 아니라 작은 콘서트장이 되는 거죠.
덴버 하늘을 배경으로 혼자 노래 따라 부르다 보면, '아 오늘 하루도 괜찮겠다'라는 희망 같은 게 올라옵니다.
왜 음악이 이렇게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걸까요? 과학적으로는 음악을 들을 때 우리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음악이 단순히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라, 뇌와 몸 전체를 자극해서 기분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어떤 연구에서는 음악을 들을 때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된다고도 해요. 그래서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음악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 음악이 허락된 마약이라는 표현, 정말 딱 맞는 것 같죠.
또 음악은 감정을 해소하는 창구가 되기도 해요. 저는 가끔 힘든 일이 있을 때 일부러 슬픈 발라드를 들어요. 그러면 울컥하는 감정이 터져 나오면서 오히려 속이 후련해지거든요.
반대로 신나는 EDM이나 댄스곡을 들으면 몸이 절로 움직이면서, '그래,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하는 긍정적인 기운이 생겨요. 음악은 상황에 따라 저를 위로해 주기도 하고, 다독여 주기도 하고, 앞으로 밀어주기도 하는 친구 같은 존재예요.
덴버에 살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야외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거예요.
여름이면 레드 록스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자주 보는데, 자연 속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들으면 진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요. 그 순간에는 고민도, 스트레스도 다 사라지고 오직 음악과 나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음악의 마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집에서 혼자 있을 때도 음악은 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줘요.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잔잔한 재즈를 틀어놓으면 분위기가 고급 레스토랑 같아지고, 청소할 때는 신나는 힙합을 틀면 힘든 집안일도 춤추듯 즐겁게 할 수 있어요.
이런 작은 순간들이 쌓여서 제 일상이 훨씬 더 행복해지는 거죠.
결국 음악이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드는 건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마음의 리듬을 조율해 주는 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치고 무너질 때도 음악은 절대로 우리를 외면하지 않고 다가와서, 때론 손을 잡아주고 때론 등을 밀어줍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힘들거나 지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음악을 찾을 거예요. 왜냐면 음악은 제게 가장 안전하고도 확실한 기분 전환 방법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음악은 진짜 허락된 마약이라고.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부작용 없이 기분을 풀어주고 행복을 선물하니까요.
날씨처럼 오락가락하는 제 기분을 붙잡아주는 유일한 그게 바로 음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