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스릴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매직마운틴에 롤러코스터도 같이간 사람들 등살에 겨우 타는 정도.
그런 내가 몇년전 낫츠베리 팜(Knott’s Berry Farm)을 가게 된 건 순전히 “편하게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디즈니랜드보다 사람이 덜 붐비고, 놀이기구도 중간 정도 강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그날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낫츠베리 팜 입구는 생각보다 평범하고 아기자기 하다.
올드 웨스턴 스타일의 마을을 재현해놓은 '고스트 타운' 구역도 매력 있었고, 바베큐 냄새 풍기는 맛집들도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방심했다. 여긴 그냥 사진 찍고 산책하는 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냥 하나만 타보자”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탑승한 ‘엑셀러레이터(Xcelerator)’
뭐야, 2초 후, 놀이기구가 미친 듯이 수직으로 솟구쳤다가 곤두박질치는데,
압도적인 가속감과 공포로 눈 감았다가 떴더니 내가 소리도 못 지르고 있었다.
빙글빙글 도는 세상과 충격스런 느낌의 연속에
무섭다 못해 ‘이게 현실이야?’ 싶을 정도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실버 불릿(Silver Bullet)’은 중간에 회전을 몇 번이나 시키는지 모르겠고,
‘고스트라이더(GhostRider)’는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 주제에 그렇게 흔들려도 되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G-포스 체감이 전투기 조종사 수준이랄까...
이것들 다 탄 후에는 다리 풀리고, 친구는 웃고, 나는 울고 싶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물론 있다.
'캠프 스누피(Camp Snoopy)' 구역은 귀엽고 한적했다. 나는 구경만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즐길 만한 건 있었다.
스모크치킨은 진짜 맛있었고, 블랙베리 잼은 역시 ‘베리팜’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놀이기구는… 다시 생각해도 장난아니다.
요약하자면, 낫츠베리 팜은 그냥 ‘가족형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디즈니랜드보다 스릴 강하고, 어드벤처보다 더 날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타야 한다.
심지어 나 같은 사람이 가면 놀이기구 하나 타고 하루치 에너지 다 쓴다.
아직 안가본 사람들에게 나는 말한다.
"만만하게 보고 타면 큰 코 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