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가게에 단골 학부모 한 분이 들르셨는데, 아이 학교 보조교사가 여름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가 개학 직전에 다시 돌아왔다고 하시더군요. 기뻐해야 할지 불안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요즘 CPS 학부모들 분위기가 딱 그렇습니다.
숫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CPS가 2026-27학년도를 앞두고 밝힌 적자 규모는 7억3,250만 달러입니다. 언론마다 7억3,400만, 7억4,800만 달러로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데, 집계 시점과 기준 차이로 보시면 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교육청은 특수교육 서비스 비용 증가, 오래된 학교 건물 유지비, 과거부터 쌓인 연금 부담을 세 가지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줄어든 학생 수까지 겹쳤습니다.
7월 중순 교육청이 내놓은 원래 계획은 꽤 셌습니다. 레이오프와 비용 절감으로 4억5천만 달러를 메우고, 나머지는 무급휴가와 지출 동결로 막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교사 760명 안팎, 학교 지원 인력 800명 안팎이 해고 대상이었습니다. 본부와 시 단위 행정직 162명도 포함됐습니다. 교육청은 이 중 상당수를 다시 채용할 거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제일 와닿는 건 반 인원입니다. 계획안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기준을 한 명씩 올렸습니다. 숫자로는 한 명이지만, 학년 구성에 따라 반 하나가 통째로 합쳐질 수도 있는 변화입니다.
소규모 학교의 교감 자리도 없애는 쪽으로 잡혔습니다. 교원노조는 카운슬러, 이중언어 코디네이터, 학습 보충 담당, 수업 코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운동부와 음악 프로그램이 줄어들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시카고 아이들한테 농구 코트와 밴드실이 어떤 의미인지는 여기서 아이 키워본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교직원 무급휴가 5일도 들어 있었습니다. 학생 등교가 없는 날로 잡아 8,500만 달러를 아끼겠다는 계산이었죠.
그런데 7월 30일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교육위원회가 교육감 제출안을 거부하고 수정안을 11대 7로 통과시킨 겁니다. 교육위원회가 이렇게 정면으로 뒤집은 건 처음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수정 예산은 100억 달러 가까운 규모입니다. 핵심은 1천 명이 넘는 레이오프를 취소한 것이고, 무급휴가 5일도 빠졌습니다.
돈은 어디서 났을까요. 시장 쪽에서 TIF 잉여금 전망을 2억8,500만 달러로 올렸고, 주정부에서 1억5천만 달러가 더 올 거라고 가정했습니다. 문제는 이 1억5천만 달러가 아직 확보된 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가정분 중 1억 달러는 레이오프 철회에, 5천만 달러는 학기 중 채용 동결과 지출 동결을 푸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말하자면 들어올지 모르는 돈을 미리 쓴 셈입니다.
맥퀄린 킹 교육감은 반대표를 던진 위원 7명과 함께 이 방식에 강하게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 돈이 안 들어오면 재앙이 될 거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학교는 어떤 상태일까요. 10월 1일자 보도를 보면 재고용된 인원은 350명입니다. 대상이 된 학교 소속 인력의 3분의 1 수준이고, 200곳 가까운 학교에 배치됐습니다.
그중 45%는 원래 학교의 비슷한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37%는 다른 학교의 비슷한 직책으로 갔고, 18%는 아예 다른 역할을 맡았습니다.
교사뿐 아니라 교감, 보안요원, 학교 사무직원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일부 교장들은 학생 수가 줄어서 반 인원은 이미 괜찮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날짜 하나를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일리노이 주의회 비토 세션이 11월 17일부터 열립니다. 예산 배분을 바꾸려면 상원 36표, 하원 71표의 5분의 3 찬성이 필요합니다.
크리스 웰치 하원의장은 교원단체 앞에서 CPS 추가 지원에 강하게 힘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고, 표결 결과는 그때 가봐야 압니다.
돈이 안 들어오면 12월쯤 학기 중 적자가 생깁니다. 선택지로는 지출 동결 확대, 무급휴가 재도입, 다른 수입원 찾기가 거론되고, 그래도 모자라면 학기 중 감축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게 기우만은 아닙니다. 2017년에도 CPS는 주정부 연금 지원 2억1,500만 달러를 예산에 넣었다가 결국 받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학기 중에 학교 예산과 인력을 깊게 깎아야 했습니다.
11월 선거 투표용지에도 관련 질문이 두 개 올라갑니다. 주 차원의 백만장자세, 그리고 시내 공터 소유주에게 물리는 새 부담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겁니다.
둘 다 구속력 없는 자문형 주민투표입니다. 통과돼도 바로 세금이 생기는 건 아니고, 시와 주에 압력을 넣는 성격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럼 학부모는 뭘 하면 될까요. 우선 아이 학교의 LSC 회의 일정을 확인해 보십시오. 학교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영어가 부담스러운 부모님이라면 담임이나 학교 사무실에 통역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이중언어 지원 인력이 흔들리는 시기일수록 먼저 손을 드는 집이 정보를 더 빨리 얻습니다.
12월 전후로 교육청 공지와 학교 이메일은 꼭 열어보십시오. 방과후 운동부나 음악 수업이 학기 중에 바뀔 수 있는 시기입니다.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레이오프를 되돌린 건 아이들 입장에서 반가운 일입니다. 그래도 확정되지 않은 돈으로 1년 살림을 짜는 건 장사하는 사람 눈에는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컵스가 9회말 뒤집기를 노리는 건 응원할 수 있어도, 아이들 교실을 그런 식으로 운영해선 곤란하죠. 11월 비토 세션 결과가 나오면 다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라임Joy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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