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미쉬(Amish)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한국의 청학동인가 하는 마을처럼 현재 문명을 멀리하고 전기를 쓰지 않고, 말이 끄는 마차를 타며, 옛날식 옷을 입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니 21세기 미국 안의 또 다른 세상 같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면 의외로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들이 많다. 도시 사람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눈빛이 편안하고 말투가 부드럽다. 그들은 세상을 피하는 은둔형 인간들이 아니라,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단순하고 정직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미쉬의 원래 고향은 17세기 스위스와 독일 남부다. 그때 '세례는 어른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재세례파(Anabaptist)가 등장했고, 그중 야곱 아만(Jakob Ammann)이라는 지도자가 따로 갈라져 나온 게 아미쉬의 시작이다. 이름도 바로 그의 이름에서 왔다. 세속의 편리함 대신 믿음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사는 것을 택한 사람들, 그들이 바로 아미쉬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종교 탄압이 심해서 결국 18세기 초에 많은 이들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왔고,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가 그들의 첫 정착지가 되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며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지금은 30개 주에 걸쳐 40만 명이 넘는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계 없이 농사짓는 데는 손이 많이 필요하고, 피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 출산율이 6명 이상이다. 1920년에 5천 명 남짓이던 인구가 2020년엔 35만 명으로 불어났다. 단순 계산으로 100년 사이 70배가 된 셈이다. 지금 추세라면 2050년엔 90만 명이 넘을 거라는 말도 있다. 요즘 전세계가 출산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아미쉬는 오히려 '인구 증가 중'인 셈이다.
아미쉬 하면 보통 펜실베이니아를 떠올리지만, 요즘은 버지니아 남부도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할리팩스(Halifax) 카운티, 나탈리(Nathalie) 같은 곳에는 2005년쯤 델라웨어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주해온 가족들이 새로 정착했다. 그들이 이곳을 고른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다. 첫째, 땅값이 싸다. 북부 지역은 개발로 농지가 비싸졌지만, 버지니아 남부는 아직 한적하고 토지가 넓다. 둘째, 조용하다. 아미쉬에게 '조용함'은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 신앙의 일부다. 도시의 소음이나 경쟁 대신 가족과 함께 밭을 갈고, 이웃과 도움을 주고받는 삶을 원한다. 셋째, 이 지역 사람들의 태도도 따뜻하다. 버지니아 사람들은 대체로 느긋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분위기라 외부인인 아미쉬가 섞여 살기에 무리가 없었다.
버지니아의 아미쉬 마을에 가보면 흙길 옆으로 늘어선 하얀 울타리와, 마차를 세워둔 농가들이 보인다. 전선이 거의 없는 동네라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질 듯하다. 가끔 보면 전기줄이 연결된 집이 한두 채 있는데, 그건 아미쉬가 아닌 평범한 주민들의 집이다. 사실 '아미쉬만 사는 마을'이라는 건 거의 없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자신들이 키운 채소나 만든 가구를 팔기도 한다. 다만 전기를 쓰지 않고, 인터넷도 없고,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시 사람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살 뿐이다.

아미쉬가 버지니아에 자리 잡은 이유는 단순히 조용하고 땅이 싸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믿는 방식으로 살아갈 자유를 찾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고 복잡해지지만, 그들은 여전히 손으로 나무를 깎고,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감사기도를 드린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섬'처럼, 버지니아의 아미쉬 마을은 현대 미국 안에서 여전히 인간적인 삶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아미쉬 사회는 한 마을이 일정 규모 이상 커지면 자연스럽게 일부 가족이 새로운 곳으로 이주해 또 다른 공동체를 만든다. 인구가 늘어도 기술 발전이나 도시화로 대응하지 않고, 그 대신 땅을 넓히고 공동체를 나누는 방식을 택한다. 이런 이유로 버지니아는 새로운 정착 후보지로 주목받았고, 20년이 채 되지 않아 탄탄한 규모의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버지니아의 아미쉬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한다. 전기를 쓰지 않고, 마차로 이동하며, 자녀들은 8학년까지만 학교에 다닌다. 하지만 단순히 고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목공, 가구 제작, 농산물 판매, 제재소 운영 등 다양한 생업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수공예 목재 건물이나 창고 제작은 아미쉬의 특기로, '아미쉬 셰드(Amish Shed)'라는 이름으로 버지니아 전역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아미쉬 장인들이 만든 창고는 구조가 튼튼하고 마감이 정교해 지역 내 일반 건축업자들과 차별화된다.
결국 아미쉬가 버지니아에 자리잡은 이유는 단순히 '조용한 곳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원칙을 지키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첨단 기술이 넘치는 시대에도, 그들은 손으로 나무를 깎고 가족과 함께 밭을 갈며 살아간다. 버지니아의 아미쉬 마을은 그런 삶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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