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서 배우겠다는 생각, 요즘 채용시장에선 바로 탈락이다 - Austin - 1

요즘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다가 좀 어이가 없는말이 보였다.

직원 200명짜리 회사 하나가 있는데, 무슨 대단한 테크 기업도 아니고 그냥 상업용 주방용품 파는 회사다.

레스토랑 주방 설비부터 체인점 납품하는 식기류, 주방 기구 이런 거 파는 데다.

그런데 IT팀이랑 재무팀 인턴 채용 공고에 떡하니 "AI 활용 능력 필수"라고 박혀있다...

인턴이다, 인턴. 학교 갓 졸업한 애들 보고 하는 소리다.

처음에는 좀 웃겼는데 다시 보니까 이게 웃을 일이 아니더라. 이건 단순히 "AI 좀 쓸 줄 알아야지~" 수준의 얘기가 아니다.

요즘 취업시장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었다는 신호다.

이 글은 지금 막 사회에 나오는 대졸자들, 그리고 자녀를 대학 보내고 있는 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한다.

"성실한 직원" 시대는 끝났다

예전에 회사가 사람 뽑을 때 보던 기준이 뭐였나.

엑셀 좀 다루나, 성실하게 정시에 출근 잘 하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나, 이 정도였다.

그게 신입한테 요구하는 기본 이었다. 그 위에 일머리 좋고, 적응 잘하면서 PPT 잘 만들면 가산점.

지금은 그게 다 기본이고, 거기에 "AI로 일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가 추가됐다.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줄이는 사람을 뽑겠다는 거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짚어보자.

회사 입장에서 ChatGPT나 Claude 같은 거 한 번 제대로 써보면, 안 쓸 이유가 없다.

보고서 초안 5분, 데이터 정리 10분, 이메일 톤 다듬기 1분. 예전 같으면 인턴이나 신입한테 "이거 좀 정리해 봐" 하던 일이다.

그게 한 명이 아니라 10명 분량을 한 사람이 처리한다.

그러니까 회사 입장에서 ROI 계산하면 답은 뻔하다.

그거 시킬 사람 굳이 많이 뽑을 필요가 있나? 한 명을 뽑되, AI 활용해서 3명 몫 하는 사람을 찾는다.

이게 지금 채용 시장의 기본이 되어간거다.

들어가서 배우겠다는 생각, 요즘 채용시장에선 바로 탈락이다 - Austin - 2

"입구"가 사라지고 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문제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입구"가 사라지고 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옛날 모델은 이거였다. 회사 들어가서 잡일부터 시작한다. 복사하고 회의록 쓰고 데이터 정리하면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배운다.

2~3년 지나면 좀 굵직한 일을 맡기 시작한다. 5년 차쯤 되면 자기 영역이 생긴다. 이게 "들어가서 배우는" 구조였다.

그런데 그 잡일을 이제 AI가 한다. 그러면 신입이 비즈니스를 배울 트랙 자체가 사라진다.

회사는 이제 "처음부터 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하는데, 그걸 어디서 배우라는 건가?

학교는 여전히 이론 중심이다. 실무는 회사가 가르쳐주던 건데, 회사는 이제 그걸 안 하겠다는 분위기다.

이게 문제인게 "이미 훈련된 인재"를 원하는데, 정작 그 훈련을 시킬 곳이 없어진다.

재무팀까지 AI를 요구?

IT팀이 AI 능력 요구하는 건 그러려니 한다. 그게 그 팀의 일이니까.

그런데 재무팀까지 같은 요구를 한다는 게 상징적이다. 숫자 정리, 리포트 만들기, 분기 마감 자료 취합, 이런 거 이미 자동화 많이 들어갔다.

그러니까 회사는 이제 "숫자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하는 사람"을 원한다.

같은 재무팀이라도 역할이 완전히 바뀌는 거다. CFO 라인의 일이 신입한테까지 내려온다는 얘기인데, 이게 가능한가? 가능한 사람만 뽑겠다는 거다.

직원 200명, 주방용품 파는 회사다. 실리콘밸리도 아니고, 월스트리트도 아니다. 그런 회사까지 인턴한테 AI를 요구한다는 건 이게 특정 산업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테크 기업이 그러면 "아 거기는 그렇겠지" 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미국 중부 어딘가 B2B 회사가 그러기 시작하면, 그건 흐름이 트랜드가 잡힌다는 신호다. 1~2년 안에 다른 industry도 다 따라온다고 봐야 한다.

"지식형 인재"는 이제 끝?

요즘 자주 나오는 말이 "지식형 인재의 시대는 끝났다"다. 좀 거창한 표현인데 풀어보면 이렇다.

알고만 있는 건 의미가 없다. 그건 AI가 더 잘 안다. 그걸 가지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말은 쉽다. 그런데 이게 막 사회 나오는 사람한테 요구하기엔 가혹한 기준이다.

경험도 부족한데 판단까지 하라니. 결국  준비된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입구를 못 찾는다. 양극화가 채용 단계에서 시작되는 거다.

그래서 내 생각은 회사는 이제 사람을 키우는 곳이 아니다.

"이미 쓸 수 있는 사람만 가져다 쓰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AI가 그 기준에 들어간 순간, 이 흐름은 쉽게 안 바뀐다.

비용 구조상 회사가 거꾸로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졸자, 그리고 곧 졸업할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하나다. 학교 다닐 때 이미 어느 정도 완성형이 되어 있어야 한다.

AI 도구 일상적으로 써 놓는 건 기본이고, 인턴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진짜 비즈니스 문제를 풀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수업 들었어요"는 이제 이력서에 적을 가치가 없다.

부모 입장에서도 자식 대학 보내놓고 "그래도 졸업장이 있으니까 어디든 들어가겠지" 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졸업장이 입장권이 아니라 그냥 참가비 영수증이다.

입장은 다른 걸로 한다. 받아들이기 싫어도 이게 현실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