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전쟁, 누군가의 잔치, 그리고 우리의 비명 - Fullerton - 1

오늘 주유소에서 숫자 올라가는거 지켜 보니까 평소 40불도 안되서 딱! 하고 멈추던게 계속 넘어가서 결국 50불 넘어갈때..... 확~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나이먹고 성인이 되어서 미국 시민권까지 받은 나인데 마치 초등학교 시절 동네 깡패들에게 10불을 삥뜯긴 느낌?

풀러튼에서 20년 넘게 터를 잡고 살면서 이런 '그지 같은' 느낌을 대체 몇 번이나 느껴야 하는 걸까요?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이건 그냥 악순환입니다.

미국 살면서 뉴스에서 건수 하나 나오면 바로 내 지갑이 털리는 시스템 자체가 이제는 신물이 납니다.

뉴스에선 연일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그 뒤에 얽힌 트럼프와 미국의 셈법을 떠들어댑니다.

지정학적 위기니, 공급망 불안이니 하는 고상한 단어들로 포장하지만 현실은 단순합니다.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뛰고, 결국 평범한 서민들만 계산대 앞에서 멈칫하게 된다는 것.

그런데 정말 화가 나는 건, 이 아수라장 속에서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돈 냄새'를 맡는 집단이 따로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쟁 터지면 가장 먼저 웃는 곳? 이제 초등학생도 압니다. 바로 방위산업체들입니다.

Lockheed Martin, Raytheon, Boeing, Northrop Grumman..

뉴스에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어쩌니, 요격 시스템이 부족하니 하며 생산 라인을 풀가동한다고 난리입니다.

웃기는 짬뽕이죠. 그 무기들, 결국 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드는 겁니다.

내 세금으로 사람 죽이는 무기 만들고, 그 무기 덕에 그들 주가는 고공행진을 합니다.

한쪽에서는 출퇴근 기름값 걱정에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다른 쪽에서는 '주문 폭주'라며 샴페인을 터뜨리는 이 구조, 이게 정말 정상입니까?

누군가의 전쟁, 누군가의 잔치, 그리고 우리의 비명 - Fullerton - 2

참 아이러니한 건 이게 이제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요즘 한국 뉴스 보면 Hanwha Aerospace, LIG Nex1, Hyundai Rotem 같은 기업들이 중동 특수를 누린다며 자랑스럽게 보도합니다.

국익 차원에서 수출 늘고 기술력 인정받는 거, 좋습니다. 애국심으로 보면 박수 칠 일이죠.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전혀 반가운 소리가 아닙니다.

"방공 시스템 재고 부족", "미사일 수요 폭증" 같은 말들이 들릴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그 말은 즉, 어디선가 이미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있고, 누군가는 그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그 긴장이 유지되는 한, 내 자동차에 넣는 기름값은 절대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결국 전쟁이 있어야 돈이 도는 구조, 누군가의 비명이 누군가의 실적이 되는 이 더러운 연결고리는 왜 수십 년째 변하지 않는 겁니까?

역사책을 펼쳐봐도 수십 년 전이랑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습니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AI가 세상을 바꾼다는데, '전쟁-기름값 폭등-민생 파탄'으로 이어지는 이 구닥다리 공식은 요지부동입니다.

우리는 항상 결과만 감당하는 쪽입니다. 누가 이기든 지든 관심 없습니다.

그저 내 가족 먹여 살리고, 평범하게 출퇴근하고, 장바구니 물가 걱정 안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왜 이름도 모르는 글로벌 정치 싸움의 청구서를 내가 매일 주유소에서 결제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니 앞으로 기름값은 더 오를 것 같습니다.

또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외식을 줄이고, 한숨 섞인 계산을 반복해야겠죠.

누구는 전쟁으로 떼돈을 벌고, 누구는 전쟁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현실.

2026년에도 이 짓거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 참담합니다.

이 미친 시스템의 끝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는 평생 누군가의 '전쟁 잔치' 비용을 대주는 들러리로 살아야 하는 걸까요?

오늘따라 유독 주유소의 가격표 올라가는게 전쟁터에 뿌려지는 누군가의 눈물의 양과 겹쳐저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