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를 여행하다 꼭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어디를 가든 텍사스 깃발이 시야에 들어온다는 거죠.

공항에 내리자마자 큼지막하게 펄럭이고, 쇼핑몰 앞에서도, 시청 건물 옆에서도, 주택가 담장 위에서도 별 하나 박힌 그 깃발이 또 보여요. 카페 간판에도 붙어 있고, 기념품샵에 들어가면 티셔츠, 머그컵, 자동차 스티커까지 전부 텍사스 색깔로 도배돼 있어요. 부츠 가죽에도 별이 박혀 있는 걸 보면 이건 그냥 주기라기보다 거의 브랜드예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텍사스 깃발을 사랑할까요?

텍사스는 미국에서 한때 독립국가였고, 그래서 자존심이 유난히 센 주라는 거죠.

"우린 텍사스다" 하는 느낌이 확실히 있는 곳이에요.

길가에 "Don't Mess with Texas" 쓰여 있는 거 보면 딱 그런 분위기예요. 건드리면 바로 기세 올릴 준비가 돼 있는 톤이죠.

다른 주들도 자부심 있고 로고도 예쁘게 쓰지만 텍사스만큼 생활 깊숙이 깃발이 들어온 건 잘 못 본 것 같아요.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도 유명하지만, 그쪽은 그래도 티셔츠나 인테리어에까지 깃발을 넣어 파는 정도는 훨씬 덜해요.

텍사스는 운동회 응원 깃발 들 듯 흔드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용 소품처럼 쓰는 분위기예요. 자동차 번호판에도 별, 식당 벽면도 깃발 색, 종업원 유니폼도 텍사스 느낌으로 맞춰져 있어요.

한 번 텍사스 바비큐 가게를 갔는데, 벽부터 천장까지 전부 텍사스 깃발 테마인 걸 보고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 정도면 과한 거 아니야?" 싶다가도 이상하게 어울려요. 오래 머무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깃발 키링을 사고, 다른 주 번호판을 보며 괜히 텍사스 게 더 멋지다고 느끼게 돼요. 사람을 서서히 물들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이 깃발 사랑은 허세나 장난이 아니라 문화 같아요. 처음엔 조금 과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괜찮네, 예쁘네" 이런 말이 나와요.

그래서 텍사스만큼 주기를 사랑하고 생활화하는 주가 또 있을까 싶어요.

다른 곳들은 국가 깃발을 흔들 때, 텍사스는 자기 주 깃발을 먼저 흔들 준비가 돼 있는 곳이다 보니 이곳은 하나의 작은 나라라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