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렌트 계약을 앞둔 집주인분들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냉장고를 꼭 넣어줘야 하나요?"입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2026년 1월 1일 이후 새로 맺거나 수정 또는 연장한 계약이라면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근거는 AB 628이라는 주 법안입니다. 티나 매키너 하원의원이 발의했고, 2025년 10월 6일 주지사 서명을 거쳐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법은 민법 1941.1조, 즉 캘리포니아의 거주 적합성(habitability) 기준에 스토브와 냉장고를 추가했습니다. 수도, 난방, 전기처럼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의 기본 조건이 된 셈입니다.
사실 캘리포니아에서는 그동안 냉장고 없는 아파트가 드물지 않았습니다. 특히 LA 쪽에서는 세입자가 냉장고를 사서 이사 때마다 들고 다니는 일이 흔했고, 그 지역 집주인 단체가 이 법에 반대한 것도 그런 배경입니다.
기준은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입니다. 스토브는 조리용 열을 안전하게 낼 수 있어야 하고, 냉장고는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콜 조항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제조사나 공공기관의 리콜 대상이 된 제품은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집주인은 리콜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합니다.
여기서 스토브와 냉장고는 대우가 다릅니다. 스토브는 세입자가 대신 마련하는 선택지가 없고, 냉장고에만 예외를 열어 두었습니다.
냉장고 예외는 계약할 때 양쪽이 합의하는 경우입니다. 세입자가 자기 냉장고를 쓰고 직접 관리하겠다고 원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식이 까다롭습니다. 계약서에 "주법상 집주인은 냉장고를 제공해야 하지만 세입자가 본인 냉장고를 쓰겠다고 요청했다"는 취지의 법정 문구가 들어가고, 세입자가 체크박스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입자는 나중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30일 전에 서면으로 알리면 집주인은 그 기간이 끝날 때 작동하는 냉장고를 설치해 줘야 합니다.
반대로 집주인이 "냉장고는 본인이 가져오는 조건"으로 세를 놓는 것은 금지입니다. 그래도 세입자 냉장고를 쓰는 동안 그 냉장고의 관리 책임이 집주인에게 없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적용 제외도 있습니다. 공용 주방을 쓰는 SRO 유닛, 레지덴셜 호텔, 영구 지원주택(permanent supportive housing) 같은 경우입니다.
일반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를 세놓는 분이라면 제외 대상이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첫째는 계약 날짜입니다. 올해 1월 1일 이후 새로 쓰거나 수정 또는 연장한 계약인지부터 보시고, 해당된다면 두 가전이 모두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지금 있는 가전의 상태입니다. 버너 하나가 안 켜지거나 냉장고 온도가 들쭉날쭉하다면 다음 세입자를 들이기 전에 고쳐 두시는 게 맞습니다.
셋째, 모델명과 시리얼 번호를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리콜이 나오면 30일 시한이 바로 시작되니,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리콜 검색을 가끔 돌려 보는 것만으로도 대비가 됩니다.
넷째, 세입자가 냉장고를 가져오겠다고 하면 계약서 문구를 꼭 넣으세요. 구두 합의나 "냉장고 없음" 한 줄로는 법이 요구하는 형식을 채우지 못합니다.
다섯째, 입주 점검표에 가전 작동 확인 칸을 추가하세요. 입주 날 세입자와 함께 불을 켜 보고 냉장 온도를 확인한 뒤 서명을 받아 두면 나중에 분쟁이 줄어듭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두 가지 길을 놓고 고민하실 겁니다. 새 냉장고를 넣어 주는 쪽과 세입자 냉장고 합의서를 받는 쪽입니다.
넣어 주는 쪽은 구입 비용과 고장 시 수리 책임이 생깁니다. 대신 렌트 광고에 가전 포함을 내세울 수 있어 공실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합의서 쪽은 당장 돈이 안 들지만, 세입자가 30일 통지만 하면 결국 설치해야 합니다. 비용을 없애는 게 아니라 미루는 것에 가깝다는 얘기입니다.
저라면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넣어 드리겠습니다. 언제든 요청받을 수 있는 의무라면, 계획한 시점에 사는 편이 급하게 사는 것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집행은 지방정부 몫입니다. 새크라멘토라면 시 경계 안은 시 코드 컴플라이언스, 비법인 카운티 지역은 카운티의 렌털 주택 점검 프로그램(RHIP)이 담당합니다.
두 곳 모두 311로 민원을 받습니다. 관할 밖에서 걸 때는 시는 916-264-5011, 카운티는 916-875-4311 번호를 씁니다.
세입자 쪽 상담 창구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새크라멘토 렌터스 헬프라인(916-389-7877)이나 북가주 법률서비스(LSNC)가 대표적이라, 상대가 어디서 조언을 듣는지 미리 헤아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의 구체적인 정의가 법에 없다는 겁니다. 오래된 냉장고가 어디까지 괜찮은지는 지역 집행 사례가 쌓여야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매하다 싶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지역 집주인 협회나 부동산 전문 변호사에게 계약서 문구를 한 번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같은 조항이라도 계약 시점과 주택 유형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스토브는 무조건, 냉장고는 원칙적으로 집주인 몫입니다. 다음 계약 갱신이 오기 전에 주방부터 한 번 둘러보시면 충분히 대비하실 수 있습니다.

마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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