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D.C.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를 하나 꼽으라면, 저는 망설임 없이 The National Museum of Women in the Arts, 흔히 NMWA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스미소니언 계열의 대형 박물관들 사이에서 살짝 비켜 서 있는 듯한 이곳은, 화려하지 않지만 아주 묵직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처음 NMWA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공간의 공기'였습니다. 북적거리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내셔널 몰과 달리, 이곳은 비교적 조용했고, 천천히 작품을 마주할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건물 자체도 1908년에 지어진 고전적인 구조라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집니다. 마치 오늘 하루는 이곳에서 차분하게 생각하며 보내라는 메시지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NMWA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 작품이 모두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보니, 작품 하나하나가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술사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남성 화가들의 이름만 줄줄 나오던 제 머릿속이 조금 부끄러워졌고, 동시에 왜 이런 공간이 이제야 주목받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전시장에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컬렉션이 정리되어 있었고, 화풍과 시대는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선이 있었습니다. 여성의 삶, 노동, 상실, 기쁨, 불안, 저항 같은 이야기들이 작품 속에서 고요하게 흘러나왔습니다.

어떤 그림 앞에서는 오래 서서 움직이지 못했고, 어떤 작품 앞에서는 괜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설명 문구를 읽다 보면, 당시 여성 작가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창작을 해야 했는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생을 함께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공간은 현대 여성 작가들의 전시관이었습니다. 회화뿐 아니라 사진, 설치, 영상 작품까지 다양한 매체가 어우러져 있었고, 젠더, 정체성, 사회 구조 같은 주제를 굉장히 직설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도 있었고, 어떤 질문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서서 제 삶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미술관 중간층에는 작은 휴식 공간과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서 커피를 한 잔 들고 창가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관광지라는 느낌보다, 누군가의 생각과 시간을 조용히 공유하는 공간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NMWA를 나서면서 느낀 건, 이 미술관이 단순히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역사를 읽고 예술을 바라봐 왔는지를 되묻게 하는 장소라는 점이었습니다. 평소 미술관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곳을 다녀오고 나서야 제 시야가 얼마나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스미소니언 박물관 투어에 조금 지쳤을 때, 혹은 조용히 자신과 마주하고 싶을 때, 이곳은 정말 좋은 선택입니다. 큰 박물관들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작품 하나하나와 천천히 대화를 나누는 경험. 워싱턴 D.C. 여행에서 NMWA는 제게 그런 시간을
선물해 준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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