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플로리다에 대해 듣는 질문 중 하나...  "왜 우주선은 맨날 플로리다에서 쏘는 거야?"

디즈니월드 있는 올랜도에 살고 있다 보니, 우주랑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차로 1시간 반만 달리면 바로 그 유명한 케네디 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 가 있다. 스페이스X도 여기서 로켓 쏘고, NASA의 주요 발사 장소도 여긴데, 정말 왜 하필 플로리다일까?

그 이유는 단순히 "따뜻하니까"나 "바닷가니까"가 아니라, 아주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이유가 있어. 재미로라도 한번쯤은 들어볼만한 이야기야.

우주선이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로 나가려면 어마어마한 속도가 필요한데, 그 속도를 만들기 위해 로켓 엔진만으로 밀어붙이면 돈도 연료도 엄청 들어. 그런데 지구는 자전하고 있잖아? 그 자전을 잘 활용하면 우주선이 '이미 달리고 있는 지구 위에서' 출발하는 셈이니까 출발 자체에 보너스 스피드를 얻는 거지.

그럼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자전하고 있는 지점은 어딜까? 바로 적도 근처야. 적도 근처일수록 지구 자전 속도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

플로리다는 미국 본토 중에서는 적도에서 가장 가까운 곳 중 하나야. 그래서 같은 로켓을 캘리포니아에서 쏘는 것보다 플로리다에서 쏘면 연료를 아끼고 더 무거운 화물도 실을 수 있어.

그리고 로켓이 이륙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추락할 수도 있고, 파편이 날아올 수도 있지. 근데 그게 도시 위로 떨어지면? 진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그래서 대부분의 로켓은 사람이 없는 쪽, 즉 바다 방향으로 발사돼. 플로리다의 동해안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는 바로 대서양을 마주보고 있어서, 로켓을 동쪽으로 쏘기에 딱 좋아. 바다 위로 쏘면 혹시라도 문제가 생겨도 피해가 거의 없거든. 게다가 로켓의 1단, 2단이 분리될 때도 대부분 바다에 떨어지게 설계되어 있어서, 회수작업에도 유리하지.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Cape Canaveral)은 미국 우주 개발 초창기부터 주요 발사 장소였어. 1950년대부터 군사용 로켓을 시험하던 곳이고, 1960년대부터 아폴로 우주선도 여기서 발사됐지. 그때부터 이미 각종 시설, 기술진, 관제소가 다 여기 모여 있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데로 옮기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게 된 거야. 게다가 플로리다에는 우주 관련 전시관도 많고, 실제로 NASA,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같은 회사가 다 여기 모여 있어서 우주 산업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진짜 올랜도 주민으로서 체감하는 건데, 누가 로켓 쏘는 날이면 주변 숙소 다 매진된다. 로켓 발사는 케네디 우주센터나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이뤄지는데, 그곳은 올랜도에서 차로 1시간 반쯤 걸려. 그런데 발사 전날이나 당일엔 올랜도 디즈니 근처 호텔까지 예약이 꽉 찰 때가 있다니까?

케이프커내버럴 근처엔 호텔이 그렇게 많지 않아. 반면 올랜도는 관광 도시니까 호텔, 리조트가 넘쳐나. 그래서 대부분의 방문객은 비행기 타고 올랜도 국제공항(MCO) 으로 와서, 숙소는 디즈니 근처에 잡고, 발사 당일에만 동쪽으로 차 타고 이동하는 거야. 고속도로도 잘 돼 있어서 렌트카 타고 1시간이면 딱 도착하니까 좋아.

로켓 발사는 일종의 이벤트야. 특히 스페이스X처럼 밤에 불꽃처럼 떠오르는 로켓을 보면 정말 감동이거든. 그래서 주민들, 여행객들, 유튜버들까지 몰려들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돼.

결론적으로, 플로리다는 우주선 발사에 최적화된 '지구상의 런웨이' 같은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