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산다고 하면 미국사람들 반응이 딱 둘 중 하나다.
"와 부럽다~ 맨날 해변 가겠네!" 아니면, "플로리다? 거기 사람들 좀 이상하지 않아?"
나는 올랜도에 살고 있는데 이 동네가 디즈니 월드만 있는 줄 아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올랜도는 그 이상이야. 진짜 플로리다에 살면서 알게 된 재밌는 상식과 팁, 그리고 여기서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 이야기들을 좀 풀어볼게.
플로리다는 공식적으로 땅이 평평한 주야.
내가 처음 차 몰고 다녔을 때 느낀 건, 이 동네는 왜 이렇게 언덕이 없지? 하는 거였어. 진짜야. 플로리다에서 "언덕"이라 부르는 건 거의 사람 키 정도야. 그래서 자전거 타기는 쉬운데, 하이킹 같은 건 애초에 기대도 하지 말자.
악어는 진짜 어디에나 있어.
이건 그냥 도시 괴담 아니냐고? 아니야. 플로리다엔 악어가 정말로 100만 마리 이상 산다는데, 진짜로 호수나 골프장 연못 같은 데에서 가끔 보이기도 해. 우리 아파트 단지 뒷편에 연못이 하나 있는데, 거기 경고문에 이렇게 써있어: "Do not feed the alligators." ...일단 "악어가 여기 있다는 걸 가정하고 시작하네?" 하는 기분이야.
날씨는 태양이랑 사우나랑 계약 맺은 수준
플로리다 여름은 그냥 샤워기 틀어놓고 사는 거랑 똑같아. 6월부터 9월까지는 진짜 습하고 덥고, 오후 3~5시는 꼭 소나기가 한 번 내려줘야 하루가 끝나. 그리고 번개? 미국 내 번개 발생률 1위 도시가 바로 우리 올랜도야. 번개 때문에 야외활동이 취소되는 경우도 잦아.
플로리다 사람들은 운전할 때 성격이 바뀜
정말 이상하게도 평소엔 친절한 사람이 핸들만 잡으면 마리오카트 모드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 깜빡이는 사치고, 갑자기 끼어들기, 빨간불 정지선 무시, 다반사야. 도로 위에서 방심하면 안돼.
플로리다는 세금 면에서 살기 좋은 주야
여긴 소득세가 없어. 그래서 같은 연봉이라도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에서 받는 거보다 실수령액이 높아. 그치만 그만큼 소비세나 보험료, 집값이 꽤 올랐어. 특히 올랜도처럼 관광지인 곳은 렌트비가 장난 아니게 뛰었어. 예전엔 1000불이면 괜찮은 원베드 구했는데, 요즘은 그 가격으론 스튜디오도 힘들지.
디즈니는 우리 이웃에 있지만 자주 가진 않아
디즈니 월드, 유니버설, 시월드... 이름만 들으면 매일매일 테마파크 돌 것 같지? 현실은 연간패스를 사도 주차, 음식값, 사람 많은 거 생각하면 한두 달에 한 번 가면 많이 간 거야. 그런데 확실히 친구들이 플로리다 여행 오면 내가 가이드는 무조건 해야 해.
플로리다는 노년층 천국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은퇴 후 가장 이사 많이 오는 주야. 그래서 동네에 가면 70대 이상 노부부들이 커피 마시면서 하루를 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 그리고 이분들이 겉보기엔 조용한 것 같지만, 진짜 에너지 넘치고 자기 주장 강한 분들 많아. 한 번 헬스장 수영장에서 자리 잘못 잡았다가 어르신한테 혼난 적도 있어.
마이애미가 플로리다 전체가 아니다!
플로리다 얘기하면 다들 마이애미 해변, 라틴 음악, 클럽 문화 얘기하잖아. 근데 마이애미는 플로리다 전체 중 아주 일부야. 올랜도는 훨씬 더 가족 중심적이고, 탬파나 세인트피터즈버그는 예술과 힙한 느낌이 있고, 북쪽은 약간 남부 느낌도 있어. 같은 주라도 지역색이 진짜 달라.
올랜도는 의외로 국제적인 도시야
디즈니 덕분에 외국인도 많고, 국제학교나 다국어 가능한 사람도 많아. 나만 해도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듣는 날이 많은데, 그게 여기가 가진 매력이기도 해. 플로리다 안에 작지만 글로벌한 도시가 하나 있는 느낌?
모기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진짜 중요한 거. 여름 내내 모기랑 싸워야 해. 모기 퇴치제는 외출 필수 아이템이고, 어떤 날은 아예 야외 식사는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많아.
플로리다는 좀 이상한 뉴스로 자주 등장하지만, 그 안엔 진짜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언젠가 플로리다에 놀러올 기회가 있다면, 디즈니만 보고 가지 말고, 플로리다 사람들의 진짜 일상도 한 번 느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