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에 대한 이야기  - Baton Rouge - 1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나는게 예전 한국에 살때 80년대에는 궁금한 게 있어도 그냥 궁금한 채로 넘어가야 했습니다.

뉴스라는것이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면 그게 전부였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만 켜면 몇십 년 전 이야기까지 줄줄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과거가 더 생생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된 인물이 바로 서미경이라는 사람입니다.

1959년생이고 1970년대 부터 1980년대 초반에 아역부터 하이틴 스타 그리고 여배우로 활동했는데, 그 시절 잘나가던 청춘스타였다고 합니다. 사실 1972년 제 1회 미스롯데 선발대상 수상경력이 있더군요.

롯데 그룹 행사 1위 당사자와 회장과의 관계라니.... 당시 재계에서 말이 많았을것 같습니다.

여하튼 서미경은 서승희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했고, 하이틴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꾸준히 얼굴을 알리던 배우였습니다.

TBC 전속 탤런트로 활동하면서 신인상도 받고, 드라마에서도 주연급 역할을 맡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 TV 보던 분들이라면 껌은 롯데 껌하던 앳된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1981년에 갑자기 은퇴를 선언합니다. 당시 신문에는 일본 유학을 간다는 이야기와 함께, 강력한 스폰서가 있다는 소문까지 기사로 나왔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의미심장한 표현입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인물의 행적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과의 관계였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서미경이 24살일때 딸 신유미가 83년도에 태어나고, 가족관계도 숨겨졌다가 몇 년 뒤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과정까지 이어집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는 시대였다면 아마 하루 만에 다 밝혀졌을 이야기인데, 당시에는 이런 일들이 몇 년, 몇십 년에 걸쳐 천천히 드러났습니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에 대한 이야기  - Baton Rouge - 2

서미경이라는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지냈다고 합니다.

사진도 거의 없고, 외부 활동도 거의 없는 상태로 말 그대로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갑자기 사업가로 등장합니다. 롯데시네마 매점이나 백화점 식당 운영과 관련된 회사의 소유주로 나타난 것입니다. 대학로 유니플렉스나 강남 쪽 건물들까지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니,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위치였던 셈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롯데홀딩스 지분입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꽤 높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합니다. 단순히 과거의 한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 지배구조 안에서도 의미 있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느끼는 건 시대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인물이 있어도 대부분 사람들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냥 소문으로만 접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시 기사부터 이후 행적까지 하나하나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과거가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여러 층으로 쌓여 있다는 것이 참 묘합니다. 배우로서의 삶, 갑작스러운 은퇴, 재벌가와의 관계, 그리고 다시 사업가로 등장하는 과정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한 편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일부 사람들만 아는 비밀처럼 남았겠지만, 이제는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보가 없던 시절에는 상상으로 채워야 했던 부분을, 지금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