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에이에서 혼자 살때는 아파트에서 한블락만 걸어 나가면 내가 좋아하는 Pho를 잘하는 월남국수집이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집근처에서 언제든지 내가 좋아하는 쌀국수 한 그릇을 손쉽게 먹을 수 있었지요.
숙취 해소, 혹은 그냥 따뜻한 국물이 당기는 날이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게 바로 그 고소하면서도 진한 국물 맛의 쌀국수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도 그놈의 망할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요바린다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예전처럼 쉽게 쌀국수 맛집을 갈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팬더믹이라 외출도 힘들고해서 아예 집에서 쌀국수를 해먹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쌀국수라는 게 그냥 면 삶고 국물 부어 먹는 거겠지 싶었지만 그 국물 맛을 집에서 내는 게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중국 마켓이 가까워서 재료를 구하기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세 가지, 쌀국수 면, 숙주, 그리고 실란트로(고수)와 양파입니다. 면은 보통 생면 아니면 건면으로 파는데, 따로 삶아서 국물에 담가야 제대로 된 식감이 나옵니다. 나는 생면이 식감이 좋아서 생면만 씁니다. 식당에서는 건면을 많이 쓴다고 해요.
그리고 뜨거운 국물을 부어서 익혀먹어야 하는 숙주는 아삭함을 더해주고, 고수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저 같은 경우는 듬뿍 넣어야만 그 특유의 향과 맛이 살아납니다. 시라챠 매운소스하고 호이신 소스(달달한 검은색 소스)의 조합이 월남국수의 매력이죠 ㅎㅎ

국물을 만들때 기름기 많은 소고기를 푹 끓일때 국물맛을 내는 비밀 재료는 바로 Harvest 2000 Vietnamese Pho Broth Base Mix, 일명 '쌀국수 국물 다시다'라고 불리는 제품입니다.
팬데믹 시절 집에서 Pho를 직접 해보겠다고 결심한 뒤 가장 많이 검색했던 게 바로 이 브로스 믹스였는데, 다행히 중국 마켓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온라인 쇼핑으로는 아마존에서도 판매하더군요.
고기뼈를 몇 시간 우려내야 나오는 그 깊은 맛을 이 믹스 하나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편리한지 모릅니다. 물론 소고기넣고 같이 끓이는겁니다. 그냥 쌀국수 국물 다시다만 끓이면 미원맛나는 국물이어서 식당에서 파는것같은 브로스가 아니라 맛없는 국물만 나와요.
이렇게 재료를 준비해서 물에 끓이면, 집안 가득 퍼지는 향이 마치 리틀 사이공의 식당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제가 집에서 쌀국수를 끓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냄비에 물을 올리고 Harvest 2000 브로스 믹스를 넣습니다.
물이 끓으면 준비된 기름기 많은 소고기를 넣습니다. 차돌구이도, 안심도 갈비살도 좋아요. 국물맛 잘 나오게 하려면 기름기 많은 소고기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양파 반 개 정도, 파송송 넣고 실란트로를 큼직하게 잘라 넣어 같이 끓입니다.
이렇게 하면 국물이 훨씬 더 달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냅니다.

국물이 끓는 동안 따로 쌀국수 면을 삶습니다.
생면은 금방 퍼지기 때문에 끓는물에 넣고 10초정도 면 충분합니다. 절대로 20초 넘게 오래 삶지 마세요. 생면은 이미 익은면이라서 오래 익히면 풀어지고 맛이 없어요. 처음에는 1-2분 익혔다가 망했습니다.
만약 건면으로 만든다면 국수가 알맞게 익히는 시간을 경험으로 익혀야 합니다. 나는 이거를 해보다가 까다로와서 포기했어요 ㅎㅎ
그리고 숙주는 따로 데치지 않고 그냥 뜨거운 국물에 넣습니다. 잘게 썰은 실란트로는 먹기 직전에 레몬즙과 같이 넣어야 향이 살아납니다.
처음에는 완성된 그릇을 앞에 두고도 "이게 진짜 내가 만든 거 맞아?" 싶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사실 레스토랑에서 먹는 pho는 고기와 향신료를 오래 끓여내는 정성이 들어가지만, 집에서 해먹는 버전은 이 브로스 믹스 덕분에 시간과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thin sliced beef를 사다가 국물에 살짝 데쳐서 올립니다. 이렇게 하면 집에서 먹는 pho도 웬만한 식당 못지않습니다.
무엇보다 집에서 직접 해먹게 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팬데믹 전에는 주말마다 LA 코리아타운이나 리틀 사이공까지 차를 몰고 가서 줄 서서 먹곤 했는데, 이제는 냉장고에 숙주와 고수만 있으면 언제든지 pho 한 그릇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쌀국수는 처음에 성공하기 힘들지만 요령이 생기면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가족들이 좋아해서 자주 해먹게 되었답니다.

이젠 손님이 와도 자신 있게 쌀국수를 끓여 대접할 수 있고, 저만의 방식으로 토핑을 달리하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라임을 짜 넣어 상큼하게 먹고, 어떤 날은 칠리 오일을 넣어 매콤하게 즐깁니다. 집에서 내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직접 해먹는 쌀국수의 매력입니다.
돌아보면 팬데믹은 많은 불편과 변화를 가져왔지만, 저 같은 경우엔 요리라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해주기도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pho를 직접 끓이게 되었고, 이젠 조용한 집에서 먹고싶을때 바로 해먹을수있는 작은 기쁨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맛있는 쌀국수 큰돈 들이지 않고도 집에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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