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보다 보면 가끔 나오는게 돈도 있고, 명성도 있는 배우나 가수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다.
댓글창은 어김없이 난리가 난다. "도대체 왜?", "저 정도면 행복해야 하는 거 아님?"
솔직히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의학적으로 좀 파고들면, 그 "왜?"에 꽤 명확한 답이 있다.
양극성 장애. 예전 말로 조울증. 이 병 얘기 좀 제대로 해보자.
양극성 장애를 "기분이 좀 오락가락하는 거 아냐?"로 이해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이건 뇌의 기분 조절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것이다.
한마디로 감정이 확 업되는 조증 상태, 그리고 바닥으로 처박히는 우울 상태가 반복된다.
며칠 단위가 아니다. 몇 주에서 몇 달이다. 강도도 일반인이 상상하는 수준이 아니다.
조증이 왔을 때에는 겉으로는 "요즘 잘나가네"처럼 보인. 이게 문제라고 한다.잠을 안 자도 멀쩡하다.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나온다.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자기가 천재인 줄 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판단력이 완전히 맛이 간다. 갑자기 수억짜리 사업을 벌이거나, 충동적인 결정을 쏟아낸다.
주변 사람들은 "요즘 컨디션 좋네"하고 박수를 치는데, 실제로는 뇌가 레드존으로 과부하 걸린 상태다.
우울증 으로 접어들면 아무것도 못 한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자체가 미션 임파서블이다.좋아하던 것들이 전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몸이 납덩이처럼 무겁고, 세상에 자기가 있을 자리가 없다는 생각이 루프를 돈다.
그리고 이 상태가 길어지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게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숫자로 보면 이게 얼마나 심각한 병인지 나온다.양극성 장애 환자의 약 25%가 평생 한 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다. 30~40%는 자해를 경험한다.
정신질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편으로 분류된다. 그냥 심각한 병이다, 이건.
유병률은 1형 기준 전 세계 약 1% 수준이다.
미국 인구 3억 4천만 명 기준으로 계산하면 어마어마하게도 대상이 3-4백만 명 정도가 된다. 남녀 차이도 거의 없다.
자주 하는 오해가 하나 있는데 하루에도 감정이 왔다 갔다 하면 조울증 인가?
아니다. 그건 경계성 성격장애에 더 가까운 패턴일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하루 단위가 아니다. 몇 주, 몇 달 단위로 기분 상태가 고정된다.
진단 기준 자체가 다르다. 그냥 감정 기복이 심한 거랑 혼동하면 안 된다.
왜 배우 얘기가 자주 나오냐면 창작이라는 게 감정을 쓰는 일이다 보니, 이 업계에서 더 많이 언급되는 경향이 있다.물론 배우라고 해서 통계적으로 더 많이 걸린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감정을 극한까지 쓰는 직업, 불규칙한 생활 패턴, 화려함 뒤의 고립감.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는 계속 나온다. 그래서 상관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정신 건강 얘기를 꺼내는 걸 여전히 불편해한다는 거다.그런데 양극성 장애는 의지나 멘탈 문제가 아니다. 뇌 안의 복합적인 시스템, 신경 전달물질같은 문제다.
하드웨어가 오작동하는데 소프트웨어 패치로 버티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이 병은 평생 약물로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임의로 끊으면 재발한다.
당뇨 환자한테 "의지로 버텨봐"라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소리다.
겉으로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 "이해 안 된다"고 하기 전에, 뇌라는 하드웨어가 얼마나 쉽게 고장날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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