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Two Popes를 보고 나면 묘하게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많은것을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내용을 보면 넷플릭스 영화치고 뭐 그렇게 큰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닌데, 두 성직자 노인의 대화만으로 이렇게 사람 마음을 흔들 수 있구나 싶어진다. 이 영화는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고 신념과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영화의 중심에는 두 명의 교황이 있다. 한 명은 전통을 중시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이고, 다른 한 명은 변화와 소통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영화는 베네딕토 16세가 사임을 고민하던 시점과, 그 이전에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었던 프란치스코가 바티칸으로 초청받으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신학적 성향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대화는 조심스럽고 때로는 날이 서 있다.

그런데 영화가 정말 좋았던 지점은 이 두 사람이 교황이라는 거대한 직함을 내려놓고, 점점 한 명의 인간으로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죄책감과 고독을 안고 있다. 프란치스코 역시 밝고 소탈해 보이지만,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상처를 품고 살아간다. 둘이 음악 이야기를 하고, 축구 이야기를 나누고, 피자를 먹는 장면들은 오히려 설교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이 영화가 가슴 뭉클한 이유는 신념이 다르다고 해서 적이 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아주 조용하게 전하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보다, 듣는 법과 용서하는 법을 보여준다. 특히 베네딕토 16세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물러나는 장면은 권력보다 책임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교회의 변화 역시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태도라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묘한 여운이 남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교황 모두 이제는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는 2022년에 세상을 떠났고,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최근 선종했다. 영화 속에서는 살아 숨 쉬며 대화를 나누던 인물들이 이제는 역사 속 인물이 되었다는 점이 이 영화를 더 애틋하게 만든다. 마치 기록 영상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 시대의 마지막 대화를 엿본 기분이 든다.

The Two Popes는 종교 영화라기보다 인생 영화에 가깝다. 나이가 들수록 신념이 더 단단해지기보다, 오히려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용히 말해준다. 화려하지 않지만, 보고 나면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또 다른 울림을 줄 것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