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증권뉴스에서 화제가 된 건 단연 오라클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힘입어 클라우드 계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발표와 함께, 오라클 주가가 무려 33년 만에 하루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는 소식이었죠.

주가는 단 하루 만에 41% 넘게 급등해 341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9,690억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덕분에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순자산이 하루 만에 1,010억 달러 늘어나 블룸버그 기준으로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물론 포브스는 아직 머스크가 1위라고 했지만, 어쨌든 오라클이 만들어낸 드라마틱한 순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Oracle은 직접 AI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대신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AI 회사들과 협력하며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기업 성과를 들여다보면 더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미이행 계약액(RPO)이 4,5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9% 증가했고, 올해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보다 77% 늘어난 1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회사는 향후 4년 안에 1,44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죠. 월가에서는 "입이 딱 벌어질 만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주요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목표주가를 올리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대박행진은 단순히 호재 몇 개에 그치는 걸까요? 아니면 구조적으로 AI 시대에 맞는 모델을 구축한 결과일까요? 개발자 입장에서 정리해보면 오라클의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다섯 가지 핵심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AI 인프라 중심의 Multi-Cloud 전략

오라클은 직접 AI 모델을 개발하지 않습니다. 대신 Meta, xAI 같은 다양한 회사들이 원하는 모델을 마음껏 돌릴 수 있는 중립적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협력 생태계를 넓혀 신뢰성을 확보했죠. 특히 오픈AI와 맺은 5년간 3천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은 오라클을 AI 컴퓨팅의 핵심 공급자로 올려놓은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폭발적인 클라우드 매출 성장

AI 붐으로 Oracle Cloud Infrastructure(OCI)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올해만 매출 성장률을 77%로 상향했고, 앞으로 4년 안에 1,44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단기 반짝이 아닌 구조적 성장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AI 서비스의 확장: 임베디드 및 커스텀 AI

오라클은 AI를 단순한 기술 옵션이 아니라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Fusion Applications에는 예측 분석, 생성 AI, AI 에이전트 기능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죠. 또 Custom AI 플랫폼을 통해 기업 고객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설계·배포할 수 있게 돕습니다. GPT-4 같은 모델과 멀티모달 기능을 지원해 맞춤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잡은 전략입니다.

다양한 AI 모델 제공을 위한 파트너십

오라클은 특정 모델만 제공하지 않습니다. Google Cloud의 Gemini, xAI의 Grok 같은 다양한 모델을 OCI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선택권을 넓혔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AI를 어디서든 돌릴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입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및 글로벌 확장

Stargate 프로젝트에 참여해 OpenAI,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수천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독일과 네덜란드에만 향후 5년간 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순히 미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겁니다.

오라클은 "AI 모델을 직접 만들지 않는 회사"지만, 오히려 그 점이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AI를 키우는 토양, 즉 인프라와 생태계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면서 경쟁자와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립했죠. AWS나 애저가 전방위 확장을 시도하는 동안, 오라클은 "AI 인프라 전문"이라는 틈새를 정확히 겨냥해 들어간 겁니다.

물론 앞으로의 과제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드는 비용,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 규제 리스크 같은 장벽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이번 실적과 시장 반응을 보면 당분간 오라클의 대박행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AI는 새로운 전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라클은 지금 이 전기를 안정적으로 흘려보내는 거대한 전력망을 짓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 전력망은 점점 더 넓어지고,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