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일은 왜 하필 11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일까 - Montgomery - 1

며칠 전 장 보고 나오는데 주차장 앞에 선거 안내 팻말이 줄지어 서 있더라고요. 올해 본선거일은 11월 3일 화요일이에요. 그걸 보는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왜 하필 화요일일까요? 그것도 그냥 첫째 화요일이 아니라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선거일이 아예 공휴일이잖아요. 처음 미국에 와서 평일 출근 전에 줄 서서 투표하는 사람들을 보고 꽤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번에 마음먹고 찾아봤어요.

시작은 1845년이에요. 그해 의회가 대통령 선거인을 뽑는 날을 전국 공통으로 정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 날짜가 바로 11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이었어요.

그 전에는 주마다 날짜가 제각각이었대요. 1792년 법은 선거인단이 모이는 12월 첫 수요일 이전 34일 안에서 각 주가 알아서 고르게 했거든요.

문제는 먼저 끝난 주의 결과가 늦게 투표하는 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마침 전신이 막 보급되던 때라 소식이 빨리 퍼질 걱정도 컸다고 해요. 그래서 날짜를 하나로 묶은 거죠.

이 기준으로 처음 치른 대통령 선거가 1848년이었습니다. 하원 선거까지 같은 날로 맞춘 건 1872년 법이었고, 실제 적용은 1876년부터였어요.

그럼 왜 11월이었을까요? 당시 미국은 대부분 농업 사회였습니다. 투표하러 가는 일 자체가 하루를 통째로 비워야 하는 큰일이었어요.

가을걷이가 끝나서 한숨 돌릴 때이고, 한겨울처럼 길이 막히기 전이라 마차로 다니기에도 괜찮은 시기였대요. 농사짓는 사람들 달력에 맞춘 셈이에요.

요일 선택은 더 재미있어요. 투표소가 있는 카운티 소재지까지 하루 꼬박 걸려 가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일요일은 교회 가는 날이니 출발할 수 없었어요. 월요일에 길을 나서면 화요일에 투표할 수 있죠.

수요일은 농부들이 장에 농산물을 내다 파는 날인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그러니 남는 날이 화요일이었던 겁니다. 듣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나요?

마지막 수수께끼는 왜 굳이 첫 월요일 다음이냐는 거예요. 흔히 드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11월 1일이 가톨릭의 모든 성인의 날이라 피하려 했다는 설명이에요. 다른 하나는 월초에 장부 정리하느라 바쁜 상인들을 배려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제일 흥미롭게 본 건 따로 있었어요. 1792년 법의 34일 규칙과 맞물린 계산 때문이라는 설명이에요.

그냥 11월 첫째 화요일로 하면 해에 따라 12월 첫 수요일까지 34일이 넘는 경우가 생겼대요. 반면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로 하면 그 간격이 늘 29일로 딱 고정된다고 해요.

그래서 선거일은 언제나 11월 2일에서 8일 사이에 떨어집니다. 올해가 3일이니 꽤 이른 편이네요.

뉴욕주는 이미 이 방식을 쓰고 있었는데, 의회가 그걸 그대로 가져다 전국 규칙으로 삼았다고 해요. 새로 만들었다기보다 잘 돌아가던 걸 넓힌 셈이죠. 이런 실용적인 결정이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처음엔 괴상해 보이던 규칙이 하나도 우연이 아니더라고요. 그 시대 사람들의 신앙, 농사, 장날, 법 조문까지 다 녹아 있는 날짜였어요.

사실 저도 실수한 적이 있어요. 몇 년 전 그냥 첫째 화요일이겠거니 하고 달력에 표시했다가, 하마터면 하루 착각할 뻔했거든요. 그 뒤로는 공식 안내를 꼭 다시 확인합니다.

요즘은 이 날짜가 시대에 안 맞는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선거일을 연방 공휴일로 만들자는 법안이 여러 번 나왔지만 아직 통과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주는 이미 선거일을 주 공휴일로 두고 있어요. 주말로 옮기자거나 재향군인의 날과 합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 전통을 쉽게 바꾸는 데는 조심스러운 편이에요. 180년 가까이 이어온 날짜엔 나름의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바쁜 평일에 일하는 분들이 투표하기 어려운 건 현실이죠. 식당이나 가게를 하시는 분들은 하루 자리 비우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날짜를 바꾸기보다 투표소 운영을 더 편하게 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앨라배마 기준으로 보면 이번 선거일 투표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예요. 유권자 등록 마감은 10월 19일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주지사와 연방 상원의원 한 자리를 뽑아요. 주 헌법 수정안도 네 건이 투표에 올라와 있습니다.

중간선거라 대선 때보다 관심이 덜한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동네 살림에 더 가까운 자리를 뽑는 건 오히려 이런 선거더라고요. 동네 학교, 집 앞 도로 이야기가 다 여기서 정해지니까요.

등록이 아직이시면 마감 전에 꼭 확인해 보세요.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도 따로 있으니 카운티 선거 사무실이나 주 국무장관실 안내를 보시는 게 제일 정확해요.

저는 올해도 아침 일찍 투표하고 출근하려고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 이제는 헷갈리지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