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멕시코 전직 의원 비리, 하필 아이들 교육 예산이었다 - Albuquerque - 1

앨버커키에 살다 보면 여기 정치인이나 공무원 비리 뉴스 보면 별 생각 없는 편인데 오늘 뉴스를 읽다가 정말 화가 났다.

전 뉴멕시코주 하원의원이자 한때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셰릴 윌리엄스 스테이플턴이 사기와 돈세탁 등이 포함된 주정부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했다는 뉴스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 내려갈수록 단순히 정치인이 돈 문제로 사고를 친 정도가 아니었다.

문제가 된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Albuquerque Public Schools의 직업·기술교육에 사용될 자금이었다.

쉽게 말해서 아이들 교육에 쓰라고 내려온 돈이다. 연방 검찰이 공개한 재판 자료에 따르면 APS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Robotics Management Learning Systems라는 회사에 약 325만 달러를 지급했고, 그 가운데 약 252만 달러가 연방 직업교육 자금이었다.

스테이플턴은 당시 APS에서 직업·기술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해당 회사는 그의 오랜 지인인 조지프 존슨이 운영했다.

연방 검찰은 이 과정에서 스테이플턴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상당한 교육 예산이 이 회사로 가도록 했으며, 결국 약 115만 달러가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된 사업체·단체 등에 흘러갔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진짜 화가 난다. 세금이라는 게 그렇다.

월급 받을 때 떼어가고, 물건 살 때 내고, 집 가지고 있으면 재산세 내고, 자동차 굴려도 이런저런 비용을 낸다.

그래도 사람들이 세금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적어도 학교와 아이들 교육 같은 데 제대로 쓰일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뉴멕시코는 교육 문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걱정이 많은 주다.

그런 곳에서 직업교육에 사용해야 할 돈을 둘러싸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더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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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은 공부 잘하는 몇몇 아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도 아니다. 대학 진학 대신 기술을 배우고 취업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기회다.

자동차 기술을 배우든, 컴퓨터를 배우든, 용접이나 전기 같은 기술을 배우든 그 돈이 제대로 사용됐다면 누군가는 취업 기회를 얻었을 수도 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스테이플턴이 잠깐 정치했던 사람도 아니라는 점이다.

1990년대부터 오랫동안 뉴멕시코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했고 하원 지도부까지 올라갔다. 동시에 APS에서도 행정직을 맡았다.

공적인 책임이 얼마나 큰 자리인가.

이번 주정부 사건의 유죄 인정 합의에는 징역 10년 6개월과 180만 달러가 넘는 배상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이 사건과 별도로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불과 몇 주 전 스테이플턴과 존슨에게 뇌물, 사기, 돈세탁 등 여러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연방 사건의 형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나는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공직자가 관리하는 돈은 자기 돈이 아니라는 생각부터 든다. 더구나 학교 예산은 정말 건드리지 말아야 할 돈이다.

앨버커키에 살다 보면 매일 학교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아침마다 배낭을 메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본다.

그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비를 둘러싸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뉴스를 같은 도시에서 접하고 있으니 그냥 남의 동네 뉴스처럼 읽히지가 않는다.

정치 성향이 어디든 이런 문제에는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의 돈을 맡았으면 투명하게 사용해야 하고, 잘못 사용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에 쓰여야 할 돈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일에는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공직을 맡은 사람들이 국민의 세금을 함부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공공의 돈에 손을 대면 반드시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분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