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점심시간에 동료가 샐러드를 뒤적이다가 한마디 했어요. 위고비로 빠진 살이 약 끊으니까 슬금슬금 돌아온다고요.
저도 순간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주변에 맞는 사람이 하나둘 늘다 보니 이 질문이 남 얘기 같지가 않았거든요.
커뮤니티 단톡방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자주 올라와요. 누구는 끊어도 괜찮았다, 누구는 반년 만에 원상복구됐다, 경험담이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소문 말고 연구 숫자로 확인해 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끊으면 돌아오는 쪽이 맞습니다.
제일 많이 인용되는 건 STEP 1 연장 연구예요. 2022년 학술지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실린 결과입니다.
참가자들은 68주 동안 세마글루타이드 2.4mg 주사와 생활습관 프로그램을 같이 받았어요. 위고비에 들어 있는 성분이 바로 이겁니다.
연장 연구 대상자 기준으로 이 기간에 체중이 평균 17.3% 빠졌어요. 여기까진 다들 아는 성공 스토리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68주째에 약과 생활습관 프로그램을 모두 멈추고 1년을 지켜봤거든요.
1년 뒤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빠졌던 체중 중 11.6%포인트를 다시 얻었어요. 처음 대비 순감량은 5.6%만 남았습니다.
연구진 표현으로는 빠진 살의 3분의 2가 돌아온 셈이에요. 혈압이나 혈당 같은 지표도 비슷하게 원래 쪽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숫자 보고 좀 놀랐어요. 1년 만에 3분의 2라니,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비교를 위해 처음부터 가짜 약을 맞은 그룹도 봤는데, 이쪽은 1.9%포인트만 다시 늘었어요. 애초에 많이 안 빠졌으니 돌아올 것도 적었던 셈입니다.
STEP 4 연구는 설계가 더 깔끔해요. 모두 20주 동안 약을 맞은 뒤, 계속 맞는 그룹과 가짜 약으로 바꾼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이후 48주 동안 계속 맞은 쪽은 체중이 7.9% 더 빠졌어요. 가짜 약으로 바꾼 쪽은 오히려 6.9% 늘었고요.
같은 출발선에서 약만 빼니 방향이 정반대로 갈린 거죠. 다큐멘터리로 치면 같은 장면에서 갈라지는 두 개의 결말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올해 1월에는 더 큰 그림도 나왔어요.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BMJ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입니다.
37개 연구, 9,341명의 데이터를 모았어요. 평균 39주 동안 비만 치료제를 쓰다가 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약을 끊은 뒤 체중은 한 달 평균 0.4kg씩 다시 늘었어요. 이 속도라면 1.7년 안에 치료 전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만 따로 본 분석도 있어요. 티르제파타이드는 젭바운드에 들어 있는 성분이고, 6개 연구 1,776명 기준으로 치료 중 평균 14.7kg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끊은 뒤엔 한 달에 0.8kg씩 늘어서 1.5년이면 원점이라는 계산이었어요. 많이 뺀 만큼 빨리 돌아오는 그림이에요.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을 끝낸 경우와 비교하면 약을 끊은 쪽이 한 달에 0.3kg 더 빨리 늘었어요. 콜레스테롤 같은 심혈관 지표도 1.4년 안에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럼 이 약이 사기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STEP 1 연구진도 약이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비만이 만성 질환이라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혈압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예요. 식욕을 눌러주던 작용이 사라지면 몸이 원래 세팅으로 돌아가려 하는 거죠.
약 맞는 동안 반 공기로 충분하던 밥이 끊고 나서 다시 한 공기 반으로 늘었다는 얘기, 이 연구들을 보면 의지 문제만은 아니에요. 몸 쪽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생각보다 셉니다.
FDA 허가 내용도 원래 장기 체중 관리용이에요. 칼로리를 줄인 식단, 늘린 신체활동과 함께 쓰도록 돼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출구 계획을 같이 세우는 게 맞다고 봐요. 얼마나 오래 쓸지, 비용은 감당되는지, 끊는다면 어떻게 할지까지요.
끊은 뒤 요요를 확실히 막는 방법은 아직 연구로 정리되지 않았어요. 용량을 천천히 줄이는 방식이 효과적인지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만 STEP 1 연장 연구는 약과 생활습관 지원을 한꺼번에 멈춘 경우였어요. 약을 쓰는 동안 몸에 붙인 식사와 운동 습관이 끊은 뒤 버팀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단이나 용량 조절은 혼자 정하지 말고 꼭 처방한 의사, 약사와 상의하세요. 기저질환이나 다른 약에 따라 판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라면 약을 시작하기 전에 근력 운동 루틴부터 하나 만들어 두겠어요. 약은 도와주는 도구고, 끊은 다음 날의 나는 결국 습관이 지켜주니까요.
점심 먹던 동료한테도 이 숫자들 보여줬더니 한숨을 푹 쉬었어요. 그래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단 알고 준비하는 게 낫다는 데엔 둘 다 동의했습니다.

냉면방어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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