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의 주도 오거스타(Augusta)는 내륙 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바다와 직접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차로 한두 시간만 달리면 메인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등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거스타에 머무는 동안, 주변 해안가를 따라 흩어져 있는 등대를 찾아보는 건 꽤 흥미로운 여행 코스가 됩니다. 메인은 '등대의 주'라고 불릴 만큼 등대가 많기로 유명하죠. 전체 해안선을 따라 약 60여 개의 등대가 있는데, 그중 오거스타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만 해도 열 곳 가까이 됩니다.

모두 하루 일정 안에 둘러볼 수 있을 만큼 거리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오거스타에서 가장 가까운 등대는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Portland Head Light)입니다. 차로 약 1시간 반, 케이프 엘리자베스(Cape Elizabeth)라는 해안 마을에 위치한 이 등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등대 중 하나입니다.

1791년에 세워졌고,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직접 건설을 승인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얀 등탑과 붉은 지붕의 조화가 그림처럼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명소죠. 등대 아래로는 거친 바위 절벽이 이어져 있고, 파도가 부딪히며 흩어지는 물보라가 장관을 이룹니다. 바다를 따라 난 트레일을 걸으면 대서양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틀랜드 헤드 라이트는 메인에서 꼭 봐야 할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추천할 만한 곳은 오거스타에서 남동쪽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펨퀴드 포인트 등대(Pemaquid Point Lighthouse)입니다. 이곳은 메인 주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주 정부 차량의 번호판에도 새겨질 만큼 유명합니다. 절벽 위에 세워진 등대 뒤로는 대서양이 끝없이 펼쳐지고, 바위층이 층층이 겹쳐진 해안선이 인상적입니다.일몰 때 방문하면 석양빛이 바다 위에 길게 드리워져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등대 바로 옆에는 작은 해양 박물관이 있어서, 옛 등대지기의 생활 모습과 항로 관제 시스템 등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고요하고 한적한 분위기라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세 번째는 세구인(Seguin Island Light Station)입니다. 오거스타에서 약 두 시간 거리인 배스(Bath) 근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등대입니다. 1795년에 건립된 이 등대는 메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등대이며, 메인 해안선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세워져 있습니다. 세구인 섬까지 가는 길은 조금 번거롭지만, 그만큼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섬에 내리면 야생화가 피어 있고, 등대 옆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정말 압도적입니다. 탁 트인 시야로 수평선을 바라보면 마치 세상 끝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네 번째는 아울스 헤드 라이트(Owls Head Light)입니다. 오거스타에서 남쪽으로 약 두 시간 정도 내려가면 록랜드(Rockland) 근처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등대는 높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정겨운 느낌이 있습니다. 바로 앞의 만(灣)에는 어선과 요트들이 떠 있고, 파도 대신 부드럽게 흔들리는 물결이 인상적입니다. 주변에는 오울스 헤드 주립공원(Owls Head State Park)이 있어, 산책로를 따라 숲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은 관광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바 하버(Bar Harbor) 인근의 베어 아이랜드 라이트(Bear Island Light)입니다. 오거스타에서 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지만, 아카디아 국립공원(Acadia National Park)을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들러볼 만합니다. 이 등대는 아카디아 해안가를 지나는 배 위나 국립공원의 전망 포인트에서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절벽 위에 서 있는 하얀 등대는 아카디아의 자연 풍경과 어우러져 메인의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보면 오거스타 근처에는 생각보다 많은 등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등대는 1~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 안에 있고, 각각의 위치와 풍경이 모두 다릅니다. 어떤 등대는 절벽 위에 서 있고, 어떤 곳은 조용한 만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그중 몇몇은 여전히 항로를 비추며 운영되고 있고, 일부는 역사적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메인의 등대 여행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이 지역이 왜 '바다의 주'라 불리는지 체감하게 만드는 여정입니다. 오거스타의 잔잔한 강을 떠나 차를 몰아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바다와 함께 살아온 메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