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은 남위 25˚부터 북위 25˚ 사이, 즉 '커피 벨트(coffee belt)'라고 불리는 한정된 구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열대 기후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단순히 뜨거운 기온에서만 커피가 자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고지대의 서늘한 환경과 그늘 덕분에 보다 우수하고 고급스러운 품종의 커피가 생산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고산 지대에서 재배된 아라비카 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윈난성과 에티오피아의 고원 지대는 모두 커피 벨트에 속하면서도 고지대의 시원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곳에서는 아라비카 품종이 주로 재배되는데, 이는 커피 나무가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천천히 자라면서 더욱 복합적인 향미와 부드러운 맛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따뜻한 기온에서만 자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셰이딩(shading)'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통해 서늘한 그늘 아래에서 커피 나무가 재배됩니다. 고무나무, 잉가나무 등 그늘막 역할을 하는 수종과 함께 심어진 커피 나무는 직사광선의 강한 열기를 피할 수 있어, 보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 하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그늘 재배 방식은 커피의 품질뿐만 아니라, 커피 나무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토양과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반면, 햇볕을 직접 받아 재배하는 커피는 '선 커피'라고 불리며, 이는 재배 환경의 조건과 커피의 맛, 향에 다소 다른 영향을 줍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에서 브라질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그 생산량이 어마어마하여, 브라질의 커피 작황에 따라 전 세계 커피 원두 시세가 크게 변동하기도 합니다. 한때 브라질에서 심각한 작황 부진, 즉 ‘커피 대흉년’이 닥쳤을 때는 커피 원두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커피 체인들도 큰 위기를 맞을 뻔한 사례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브라질의 커피는 단순한 원두 생산을 넘어서, 전 세계 커피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커피 생산은 특정 지역의 기후, 고도, 재배 방식에 큰 영향을 받으며 이루어집니다. 커피 벨트 내 고지대에서는 서늘한 온도와 그늘 재배를 통해 최고의 아라비카 커피가 자라나며, 이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맛과 향을 인정받습니다. 반면, 뜨거운 햇볕 아래 재배되는 선 커피는 또 다른 특성을 지니므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의 프로파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한 잔의 커피 뒤에는 수많은 환경적 요소와 정교한 재배 방식, 그리고 각국의 기후와 지리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커피도 이러한 커피 벨트 지역, 특히 브라질, 에티오피아, 중국의 윈난성 등에서 수입된 원두로 만들어지며, 각 지역의 특색이 고스란히 담기게 됩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와 과학적, 생태학적 배경을 생각하면, 우리의 커피 타임이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