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살면서 몇달째 계속 이사갈 집을 알아보니까, 집값 차이가 위로 올라갈수록 진짜 무섭다는 걸 요즘 뼈저리게 느껴요.
우리 예산은 60만 불까지 잡고있어요. 이게 현실적으로 감당 가능한 금액이라 정해놓은 건데, 막상 Arlington Heights에서 집을 보니까 70만 불짜리 집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네요. 그 10만 불 차이가 집 상태, 마당 크기, 위치까지 확 달라지니까 결정하기가 계속 어렵고, 그렇다고 무작정 10만불 더 써서 구입하기도 무서운 거예요.
60만 불 집들은 보면 괜찮지만 수리해야 할 곳이 몇 군데씩 꼭 있어요. 주방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든지, 바닥을 갈아야 한다든지, 오래된 HVAC 교체해야 한다든지... 겉으로 보기엔 '살 수 있는 집'인데 들어가 보면 '돈을 더 넣어야 하는 집'이 되는 거죠.
근데 70만 불대 집들은 이미 리노베이션이 끝나 있거나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집에 들어가면 당장 그냥 살 수 있어요. "10만 불을 올리면 그만큼 스트레스가 적다"는 게 너무 눈에 보이니까 고민이 커지는 거예요.
문제는 단순히 집값 10만 불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대출이 올라가면 매달 나가는 집값이 올라가고, 그럼 생활비 여유가 줄어요. 남편과 저는 둘 다 직장 다니지만, 아이 키우면서 보험, 학용품, 학교 비용, 의료비 이런 거 생각하면 매달 고정지출은 생각보다 줄지 않아요. 모기지가 조금만 올라가도 우리 생활이 빡빡해질 거라는게 게 눈에 보여요. "집이 좋다고 해서 생활이 팍팍해지면 그게 과연 좋은 선택인가?"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그리고 부대 비용도 무시 못 해요. 다운페이 20만 불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는데, 클로징 비용, 각종 검사 비용, 대출 수수료, 주택 보험, 재산세 선납까지... 이 모든 걸 합치면 순식간에 몇 만 불이 더 빠져요.
만약 70만 불 집을 산다고 하면 이 비용도 더 올라가죠. 그러면 "60만 불에서 남는 돈으로 집 수리를 할 수도 있었는데, 70만 불 집을 사면 그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다"라는 고민이 생기는거죠.

집 가격만 달랑 보면 사는 게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데, 오퍼 분위기 보면 "싸게 살 기회"가 아니라 "괜찮은 조건이면 빨리 잡아야 하는 시장"에 가깝다는 걸 느끼게 돼요.
특히 내가 계속 눈여겨보는 Arlington Heights는 이 흐름이 더 강해요. 학군 좋다고 소문난 동네들 특징이 비슷하듯이, 이 동네도 좋은 매물은 금방 계약이 들어가요. 어떤 집은 일주일도 안 돼서 펜딩으로 바뀌고, 조금만 망설이면 이미 누가 먼저 오퍼를 넣어버린 상태가 돼 있어요.
앱 켤 때마다 "이거다!" 싶은 집이 왜 항상 펜딩인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에이전트는 요즘 시장이 빠르니까 결정도 빨라야 한다고 계속 말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대출 금액 하나하나 다시 계산하고, 이자율 변동도 보고, 재산세와 유지비까지 다 계산해야 하니까 쉽게 "그냥 가자!"라고 할 수가 없어요.
결국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지금 우리 현금 보유수준으로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집이 무엇인가?" 집이 넓은지, 주방이 예쁜지, 마당이 큰지보다 더 중요한 게, 집을 사고 난 이후에 매달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 수 있는가예요. 수리비 폭탄이 터져도 당장 통장이 마이너스 나지는 않을지, 재산세 올라가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을지, 우리 아이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그러다 보니 60만 불짜리 집이 현실적인 선택이고, 70만 불이 '딱 맞는 집'처럼 보이더라도 무리해서 올라가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하는거죠.
그래서 요즘은 괜히 급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시장 분위기가 어떻든,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 말이 많든, 모기지 한 번 결정하면 거의 30년의 약속이거든요. 좋은 집을 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20년을 버틸 수 있는 삶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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