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살다보면 여기는 바다같은 호수옆이라서 항상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여름이라고 해도 구름 많고 비 오는 날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 마음속은 제법 설레고 즐겁습니다. 왜 그러냐면 바로 '2025 Chevrolet Equinox EV' 때문이에요.
사실 저는 지금 Equinox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개스엔진 2022 모델이죠.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고 장 보러 다니고, 가끔 시부모님 모시고 외식할 때도 무난하게 쓰기 좋은 패밀리 SUV. 운전하기 부담 없고, 주차할 때도 사이즈가 적당해서 늘 애착이 갔던 차예요. 하지만 요즘 온통 '전기차, 전기차' 하다 보니 리스도 끝나는데 전기차를 타볼까 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기울어가고 있었죠. 그런데 그런 저한테 딱 맞는 모델이 하나 눈에 띈 거예요.
바로 2025년형 Equinox EV. 솔직히 처음엔 '에퀴녹스도 전기차로 나오는구나'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사진 몇 장 보고 나선 완전히 빠졌습니다. 디자인이 전혀 투박하지 않아요. 오히려 세련되고 딱 요즘 감성이에요. 어떤 느낌이냐면... 테슬라 Y보다 덜 튀면서도 더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볼륨감이 있어서 보는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스타일이에요.
특히 전면부 라이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고, 그릴 없는 매끄러운 전기차 특유의 느낌이 SUV에 적용되니까 훨씬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겉만 그런 게 아니라 실내도 깔끔하고 감각적이에요. 대시보드에서 중앙 디스플레이까지 일체형으로 쫙 연결된 그 느낌. 마치 내가 최신형 스마트폰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감성적인 실내. 심지어 뒷좌석도 넓고, 트렁크 공간도 충분해서 평일에는 마트 장보고, 주말에는 가족 나들이 갈 때도 전혀 부족함 없겠더라고요.
그런데 제일 놀라웠던 건 가격. 기본 트림은 3만 달러 초반대부터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고급 트림으로 가면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요즘 전기차 가격 생각하면 이건 꽤 매력적인 시작가예요. 그리고 전기차 보조금도 9월말까지는 가능할 수 있어서 실제로는 더 싸게 리스나 구입이 가능하니까... 고민이 되는 거죠.
사실 저도 테슬라 Y를 고려 안 한 건 아니에요. 워낙 흔하고 많이들 타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그 흔하다는 게 오히려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어디를 가도 테슬라 3아니면 Y... 하도 많아서 특별한 느낌이 없달까요? 그리고 실내는 솔직히 좀 밋밋한 느낌. 화면 하나 덩그러니 있고, 뭔가 따뜻한 감성은 부족하더라고요. 반면 Equinox EV는 패밀리카로서 필요한 실용성과 디테일한 감성을 동시에 챙겼다는 느낌이에요.
지금 제 핸드폰엔 Equinox EV 사진이 몇 장 저장돼 있어요.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보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리뷰들도 하나하나 챙겨보고요. 리스하면 얼마쯤 나올까 계산해보기도 하고, 남편한테 슬쩍 "이 차 어때 보여?" 하고 떠보기도 해요. 그러면 남편도 "오, 이쁘네. 괜찮은데?" 하고 반응하죠. 그럴 때마다 저 혼자 또 설레고.
물론 아직 계약서에 사인은 안 했어요. 그런데 마음은 반쯤 넘어간 상태죠. 지금처럼 자동차 선택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한눈에 '나 이 차 사고 싶어'라고 느끼게 하는 전기 SUV는 흔치 않거든요. 특히나 제가 원하던 '가정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이렇게 정확하게 찔러주는 차는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이번 주말쯤 가까운 Chevy 딜러십 한 번 들러볼 생각이에요. 어쩌면 시승만 하고 오겠지만, 어쩌면... 그날 저녁에 집에 돌아오는 제 손에 리스 계약서가 들려있을지도 모르죠.
요즘 저의 소소한 행복한 고민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