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슨빌 보면 정말 넓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플로리다에서도 면적이 워낙 큰 도시라 쇼핑할 곳도 한군데에 몰려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나갔다가는 차만 한참 타게 돼요. 옷을 사는 건지, 명품이나 조금 괜찮은 브랜드를 보는 건지, 장을 보는 건지에 따라 목적지를 정하고 움직이는 게 편합니다.
제가 잭슨빌에서 제대로 쇼핑 한번 해보겠다고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은 세인트존스 타운 센터(St. Johns Town Center)예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건물 안에 들어가는 쇼핑몰이 아니라 야외형으로 크게 만들어진 쇼핑타운입니다. Nordstrom을 비롯해 Apple, Anthropologie, lululemon, Pottery Barn 같은 브랜드가 있고 주변에 식당과 카페도 정말 많아요.
그래서 물건 하나 사고 바로 집에 오는 곳이라기보다는 점심 먹고 쇼핑하고 커피까지 마시면서 반나절 보내기 좋은 곳이에요.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주차 자리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정도입니다. 잭슨빌에서 요즘 가장 세련되고 활기찬 쇼핑 지역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여기를 먼저 꼽을 것 같아요.
실내 쇼핑몰이 편한 분들은 The Avenues를 많이 갑니다. I-95와 가까운 사우스사이드 쪽에 있어서 접근하기도 괜찮아요. Macy's, JCPenney 같은 백화점과 의류, 신발, 액세서리 매장 등이 모여 있습니다. 플로리다는 여름에 너무 덥고 갑자기 비가 쏟아질 때도 있으니까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편하게 돌아다니고 싶은 날에는 이런 전통적인 몰이 역시 편해요.
잭슨빌 남서쪽이나 오렌지 파크 쪽에 산다면 Orange Park Mall도 이용할 만합니다. 행정구역으로는 잭슨빌이 아니라 클레이 카운티지만 생활권이 연결되어 있어서 잭슨빌 주민들도 많이 이용합니다. 굳이 세인트존스 타운 센터까지 가지 않고 가족들 옷이나 신발, 생활용품을 한꺼번에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잭슨빌 쇼핑의 재미가 대형몰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Riverside와 Avondale 쪽으로 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빈티지 숍이나 작은 부티크, 독립 서점, 앤티크 가게, 갤러리처럼 개성 있는 가게들이 있어서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하는 맛이 있어요. 똑같은 체인점만 돌아다니는 게 지겨운 분들에게는 오히려 이쪽이 재미있습니다.
주말에는 Riverside Arts Market도 한번 가볼 만해요. 세인트존스 강변의 Fuller Warren Bridge 아래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는 유명한 마켓인데 농산물만 파는 전통적인 파머스 마켓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달라요. 지역에서 만든 음식과 빵, 수공예품, 그림과 액세서리 같은 물건도 있고 푸드벤더도 있어서 그냥 장을 보러 간다기보다 가족끼리 주말 나들이 가는 분위기에 가깝습니다. 날씨 좋은 날에는 강바람 맞으며 돌아다니는 재미가 꽤 있어요.
한국 사람이라면 결국 아시안 장을 어디서 보느냐도 중요하잖아요. 잭슨빌은 LA나 애틀랜타처럼 대형 한인타운이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사우스사이드와 비치 블러버드 주변으로 아시아 식품점과 식당들이 제법 있습니다. 한국 라면이나 김치, 고추장 같은 기본적인 식재료는 구할 수 있고 중국, 일본, 베트남 식품까지 같이 취급하는 아시안 마켓도 있어서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 마트 하나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대도시 한인타운 수준을 기대하면 조금 아쉬울 수 있어요.
대량으로 장을 보는 집이라면 Costco도 빼놓을 수 없지요. 잭슨빌에는 여러 지역에서 Costco를 이용할 수 있어서 고기나 생수, 휴지, 냉동식품처럼 많이 사놓는 품목은 역시 편합니다. Walmart, Target, Publix 같은 생활형 매장도 워낙 많아서 일상적인 장보기 때문에 불편할 일은 별로 없어요.
플로리다에서 쇼핑할 때 세금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일반적인 의류나 신발, 생활용품에는 판매세가 붙습니다. 플로리다 주 판매세는 기본 6%이고 지역에 따라 추가 세금이 붙을 수 있어 실제 계산대에서는 조금 더 나올 수 있어요. 반면 집에서 먹는 대부분의 일반 식료품은 판매세가 면제됩니다.
결국 잭슨빌은 쇼핑할 곳이 없는 도시가 아니라 너무 넓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편한 도시예요. 세련된 브랜드와 외식을 같이 즐기려면 세인트존스 타운 센터, 더운 날 편하게 실내에서 쇼핑하려면 The Avenues, 개성 있는 가게와 주말 분위기를 즐기려면 Riverside와 Avondale 쪽으로 가면 됩니다. 처음에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도 몇 번 다니다 보면 우리 집에서는 어디가 제일 편한지 금방 정해지더라고요.

Ooor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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