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 사막을 여행하다 보면 다른 사막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모래와 선인장이 있는 풍경이 아니라, 바위가 갈라지고 층이 드러난 절벽이 곳곳에서 보인다. 마치 지구의 속살이 그대로 노출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지질 정보 공개 구역'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특히 단층 구조가 드러난 지역을 자세히 보면 땅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과거에 어떤 지진과 변형이 있었는지, 심지어 해당 지역이 어떤 시기에 만들어졌는지까지 읽을 수 있다.
아리조나의 지질대는 크게 세 구역이 만나는 독특한 곳이다. 콜로라도 고원, 배이신 앤 레인지(사막 지형이 쭉 이어지는 띠 모양의 지대), 그리고 그 중간 전이대가 부딪히고 있다. 이 말이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서로 다른 땅덩어리 세 덩이가 힘을 주고 밀고 당기다가 균열이 생긴 상태. 이런 지형적 만남 덕분에 아리조나는 다양한 단층, 절벽, 접힘 구조, 바위 층의 뒤틀림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식물이 적고 건조해서 흙이나 식물이 덮지 못하니, 지구의 과거가 겉으로 보이는 것이다.
단층이 드러난 곳을 보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지각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알 수 있다. 암석의 층이 어긋나 있거나 수직으로 올라간 흔적이 보이면, 과거에 땅이 갈라지면서 한쪽이 들려 올라갔다는 뜻이다.
둘째, 단층을 기준으로 어떤 시대의 암석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오래된 암석이 젊은 층 위에 올라타 있거나, 지층이 휘어져 있다면 그 지역에서 큰 힘이 작용했다는 증거다.
셋째, 단층 주변에는 침식이 더 빠르게 일어나 절벽이나 협곡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아리조나 사막의 고원과 절벽 지대 중 상당수는 단층의 흔적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단층과 지질 변화가 단순히 '박물관 자료'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막 지역에서 지하수를 과도하게 이용하면, 땅이 내려앉거나 큰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기존에 있던 단층이나 약한 지반 위에서 이런 현상이 더 잘 나타난다. 즉, 단층은 과거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현재 우리에게 리스크를 일으킬 가능성을 가진 문제이기도 하다. 도시 개발이나 광산 개발, 지하수 이용 같은 인간 활동이 지질 구조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막이라고 해서 변하지 않는 고요한 풍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리조나의 바위와 지층을 바라보면 이 땅이 얼마나 많이 움직여왔고, 또 앞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땅이 사실은 쉼 없이 변화해온 곳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리조나 사막의 단층 노출 지역이 주는 메시지는 바람과 햇빛만이 이 사막을 만든 것이 아니라, 수억 년 동안 이어진 지각 변동이 이 풍경을 조각했다는 사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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