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에이 한인타운 동쪽으로 10분거리에 있는 LADT에 있는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는 조금 낯설게 느껴집니다.
'공원'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초록 잔디밭이나 나무 그늘이 있는 그런 풍경은 아닙니다.
콘크리트 바닥 위에 현대적인 조형물들이 놓여 있고, 자주색 벽과 주황색 기둥이 섞인 특이한 구조물들이 시선을 끕니다.
퍼싱 스퀘어는 엘에이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중 하나라고 합니다. 19세기 말부터 있었던 곳인데, 지금의 모습은 1990년대 후반 리모델링을 거치며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처음엔 도시 재생의 상징처럼 주목받았지만, 한동안 노숙자 문제와 범죄 이슈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다운타운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이곳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공원 주변에는 새로운 아파트, 부티크 호텔, 카페,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주말에는 거리 예술가들이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토요일에 들렀는데, 이미 광장 한쪽에서는 버스커가 기타를 치고 있었고, 중앙 분수대 근처에는 커피를 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버드같은 공유 스큐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청소년들이 지나다녔고, 그 뒤로는 노인 한 분이 비둘기에게 먹을것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엘에이의 다양한 인종과 세대가 한 자리에 모인 풍경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원이라고 하기엔 삭막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도시적인 질감이 이곳의 매력 같습니다. 콘크리트 건물에 둘러싸인 평범한 광장이지만, 그 속에 사람들의 일상이 녹아 있습니다.

광장을 둘러보면 벽면에 있는 큼지막한 'PURPLE WALL'이 눈에 띕니다. 그 옆에는 노란 종탑 같은 구조물이 세워져 있는데, 실제로는 시계탑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얕은 분수가 있고,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그 물줄기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주변 벤치에 앉아 있으면 도시의 소음이 바로 옆을 지나가는데도 이상하게 고요합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 메트로 전철 소리, 스케이트보드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퍼싱 스퀘어의 배경음처럼 느껴집니다.
LA 다운타운의 중심에 있는 공원이니 당연히 점심시간 풍경도 활기찹니다. 햇볕이 따뜻한 계절에는 음식 트럭이 공원 옆 도로에 줄지어 서 있고, 타코, 핫도그, 샐러드, 커피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저도 근처 푸드트럭에서 카니타스 타코 두 개를 사서 벤치에 앉아 먹었습니다.
퍼싱 스퀘어의 또 다른 매력은 계절마다 열리는 이벤트입니다. 겨울이 되면 공원 한가운데에 스케이트장이 생기고,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환하게 빛이 납니다. 반대로 여름에는 콘서트, 영화 상영, 푸드 페스티벌 같은 야외 행사가 자주 열립니다. 도심 한복판이라 밤에도 조명이 환하고, 안전요원들이 순찰을 돌아서 예전처럼 위험하다는 인식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공원 옆에는 메트로 퍼싱 스퀘어역이 있어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퍼플 라인이나 레드 라인을 타면 헐리우드나 코리아타운까지 10분 남짓이면 도착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내려 걸어서 이곳을 지나 브로드 뮤지엄이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로 향하기도 합니다. 퍼싱 스퀘어는 그런 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도,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도시 속 쉼표' 같은 공간입니다.
처음엔 그저 회색빛 도심 속 평범한 공원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람이 건물 사이로 흘러 들어오고, 햇빛이 기둥 사이로 비쳐들 때, 도심의 복잡함 속에서 오히려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곳을 '무채색 광장'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서 사람들의 삶이 다채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이 나고, 대화가 오가고, 하루가 흘러갑니다.
엘에이 다운타운을 걸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그곳엔 언제나 퍼싱 스퀘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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