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갈비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느냐에 대한 유력한 가설은 1960년대 로스앤젤레스 한인 1세대가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들에게 밥과 국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재배되는 칼로스 쌀이 있었기 때문에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었고 간단한 국거리도 준비할 수 있었죠.

문제는 소고기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예부터 쇠고기를 양념에 푹 절여 얇게 썰어 밥반찬으로 먹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미국의 일반적인 육식 문화는 전혀 달랐습니다.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생고기 덩어리를 그대로 구워서 먹는 방식이었고, 이는 한인들에게 낯설고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식 갈비는 자르고 펼친 뒤 양념에 푹 절여 구워야 하는데, 이 과정을 미국에서 똑같이 하려면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갈비를 일일이 칼로 포 떠내려면 비용이 훨씬 올라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민자들이 사먹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었던 것이죠.

그러던 중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칼 대신 절단기로 뼈째 갈비를 직각으로 잘라내는 방식, 즉 플랭큰 스타일 컷(Flanken Style Cut)이었습니다. 이렇게 절단기로 얇게 잘라낸 갈비는 작은 뼈 조각이 고기 속에 붙어 있는 독특한 형태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조리법도 간단했습니다.

얇게 잘려 있었기 때문에 한국식 양념에 재워 굽기에 딱 알맞았고 익혀서 바로 집어 먹기에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인 1세대들은 이 플랭큰 스타일 갈비를 한국식 양념에 응용하여 LA 갈비라는 독특한 요리를 만들어내게 된 것입니다.


LA 갈비의 매력은 정교한 손질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그대로 양념해서 구워내면 끝입니다.

명절에는 물론이고, 주말 가족 모임이나 교회 행사, 이웃과의 바비큐 파티에서도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원래 추석이나 설날에는 갈비찜이 더 대표적인 음식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LA 갈비가 훨씬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명절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또한 부위에 따라 맛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가장 맛있다고 꼽히는 것은 6~8번 꽃갈비 부위로 자른 LA 갈비인데, 이쪽은 마블링이 풍부해서 고소하고 육즙이 가득합니다. 뼈 모양을 보면 꽃갈비인지 구분할 수 있는데, 칼날 모양처럼 큰 뼈 조각이 세 개 정도 나오면 바로 꽃갈비 부위입니다.

결국 LA 갈비는 미국식 절단 방식과 한국식 양념 문화가 만나 탄생한, 전형적인 이민자 퓨전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입맛과 생활 방식, 그리고 당시 경제적 현실이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지요. 지금은 미국 내 한인 마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대중적으로 즐겨 먹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사람들에게도 어느새 한국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LA 갈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재미 한인 이민사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초창기 미국 이민자들의 지혜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오늘날에도 가족 모임이나 바비큐 파티에서 불판 위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