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발견한 1970년대 어스틴 사진 한 장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가 아는 어스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고층 빌딩도 없고, 하늘은 넓고, 도시는 낮고, 모든 게 아직 천천히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어스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사진이 따뜻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 시절 어스틴 스카이라인의 주인공은 유리로 된 빌딩이 아니라 텍사스 주 의사당과 텍사스 대학교 메인 타워였다.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이 두 건물이 도시의 중심을 잡고 있었고, 주변에는 낮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지금처럼 빽빽하지 않고, 하늘이 훤히 보이며, 도시 전체가 한 박자 느리게 흘러가던 시기였다.
지금의 어스틴 슬로건이 생기기도 훨씬 전부터 이 도시는 이미 자기만의 분위기와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1970년대 어스틴은 바쁘지도, 비싸지도 않았다. 히피와 카우보이가 같은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던 도시였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일상이었다.
사진 속 낮은 건물들 사이에는 작은 공연장들이 숨어 있었고, 그 무렵 윌리 넬슨이 이곳에 자리 잡으며 아웃로 컨트리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집값과 생활비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해서, 예술가와 음악가들이 방 하나 빌려 놓고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오늘날 어스틴의 문화적 뿌리는 바로 이 시절에 만들어졌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부터 변화가 조금씩 시작된다. 체이스 타워 같은 초기 고층 건물들이 하나둘 올라가며 어스틴은 작은 대학 도시에서 큰 도시로 넘어갈 준비를 한다.
그래도 사진 속 레이디 버드 레이크 주변은 여전히 나무와 산책로가 가득하고, 사람들은 강변에 앉아 카약을 타고 잔디밭에 누워 오후를 보낸다. 이 시기의 스카이라인은 성장의 설렘과 일상의 평온이 딱 맞춰진 순간이다.
지금의 어스틴은 거대 기업들이 모여든 실리콘 힐즈가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는 도시 중 하나다. 그래서 1970년의 이 사진은 보는 사람에게 묘한 감정을 준다. 많은 것을 얻은 대신 우리는 느림과 공동체의 감각을 많이 잃었다. 하지만 바로 그 시절의 자유롭고 느긋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어스틴이 만들어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1970년 어스틴 스카이라인 사진은 단순한 옛날 사진이 아니다. 도시는 변해도 그 도시가 가진 정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수많은 빌딩이 하늘을 가린 지금도, 저 사진 속 낮은 의사당과 조용한 거리에는 어스틴의 뿌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고요함을 그리워하면서도 지금의 뜨거운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어스틴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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