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라는 주가 땅도 넓지만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면도 있는 지역입니다.
여름에는 100도는 예사로 넘을정도로 덥다가도 겨울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칼바람도 몰아치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몇주가 넘게 땅이 갈라질 만큼 건조해요.
이런 기후때문에 에어컨은 필수이고 겨울이 되면 히터없이 사람 살기 쉽지 않아서 캘리포니아처럼 거리에 홈리스가 도배된 상황은 아니에요.
물론 적극적인(?) 텍사스 주정부 홈리스 정책도 있고, 땅덩이가 워낙 넓다 보니 조금은 분산된 덕도 있죠.
그렇다고 텍사스 주에 홈리스가 없냐? 그건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달라스만 보아도 프리웨이 언더패스나 다운타운 근처에 텐트 치고 사는 사람들이 간혹 보여요.
휴스턴, 샌안토니오, 어스틴같은 다른 도시지역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어스틴은 음악 페스티벌도 많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라서인지 노숙 인구가 더 눈에 띄죠.
다소 빡센 텍사스와 달리 캘리포니아 남부는 겨울에도 온화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생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홈리스 비율도 높다고 하네요. 뉴스에 계속 나오고 있는 엘에이 지역은 전국에서도 가장 홈리스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길거리에서 천막촌(tent city)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흔합니다. 이쪽은 고비용 주거, 극심한 렌트 상승, 그리고 주 정부 차원의 사회복지 정책이 홈리스 증가와 직결된 배경이 큽니다.
반면 텍사스는 주정부가 비교적 저렴한 주거 환경을 유지하고 있고, 세금 구조도 달라 엘에이만큼 압도적인 숫자는 아닙니다.
단순하게 비교하면 엘에이 지역은 인구 100명당 1명정도 홈리스, 택사스 대도시 지역은 인구 400명당 1명정도 있다고 합니다.
평균치를 내기위한 단순 비교이고, 텍사스 게이티드 커뮤니티 지역은 홈리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역도 있습니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홈리스 차이는 정책 방향에서도 드러납니다.
캘리포니아는 인권과 복지 중심 접근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노숙자 캠프가 도시 곳곳에 퍼져 있어 '방치된 듯한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반대로 텍사스는 공공질서와 치안을 우선하는 성격이 강해서, 도심 곳곳에 대규모 텐트촌이 형성되기보다는 경찰과 시 당국이 일정 부분 통제하고 흩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텍사스 경찰은 홈리스를 단속을 하거든요.
그래서 텍사스의 홈리스는 엘에이처럼 집중적으로 모여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흩어져 있거나 쉘터와 거리 생활을 병행하는 패턴이 더 많습니다.
텍사스주 홈리스 발생 원인은 저소득층 지원은 제한적이고, 정신질환 치료나 약물중독 회복 프로그램이 충분히 돌지 않으니까 홈리스 발생되는 악순환이 반복 됩니다. 홈리스가 한번 된 사람들은 다시 돌아가기가 엄청 힘들어요. 가족이나 친척과 단절된 관계이고, 주소가 없으니 구직도 어렵고, 결국 다시 정부 지원이나 자원봉사단체에 의존하게 되는 거죠.
그럼 텍사스 주정부는 뭐 하냐? 주 전역에 걸쳐 HUD(미국 주택도시개발부)랑 연계해서 임시 주택 프로그램 돌리고 있고, 각 도시마다 홈리스 쉘터와 음식 지원 센터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달라스 같은 경우엔 "Housing First" 모델을 도입해서 집부터 제공하고 이후에 직업 훈련이나 의료 지원을 연결하려고 해요.
휴스턴은 이 모델로 꽤 성과를 본 도시 중 하나예요. 지난 10년간 홈리스 인구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통계도 있거든요.
물론 100% 해결은 아니고, 여전히 거리에서 추위나 더위와 싸우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여름철 100도 넘는 날씨엔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들도 많고, 겨울 한파 땐 텐트촌에 히터 돌리다 화재가 나는 경우도 생겨요.
달라스에서 살면서 매일 출퇴근길에 보는 텐트촌은 그냥 풍경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라는 걸 매번 깨닫게 해요.
"Everything is bigger in Texas"라는 말이 있는데, 홈리스 문제도 방치하다 보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