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전문직 취업 비자(H-1B) 발급 수수료를 무려 10만 달러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뉴스에 나왔습니다.

H-1B는 학사학위 즉,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을 가진 외국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거주하며 일할 수 있고, 영주권 전환도 가능해 많은 글로벌 인재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선택해온 비자입니다.

에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테슬라, 메타등 쟁쟁한 빅테크 기업들도 이 제도를 통해 많은 인재를 외국에서 확보했죠.

이 비자가 생긴 90년대에는 미국의 첨단 기술 산업분야 인재가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매년 수만 명이 이 비자를 통해 미국에서 일하게 된 겁니다. 2000년대 닷컴 버블 시절에는 수요가 폭발해서 한때 195,000명까지 늘어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줄었고, 지금은 기본 65,000명에 미국 석사 이상 학위자 20,000명 추가, 총 85,000명이 한 해에 뽑히는 구조예요.

이 비자의 매력이 고용주가 스폰서를 해주기 때문에 경력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영주권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의사, 회계사, 교수들 중에 꽤 많은 사람들이 H-1B 출신이에요.

처음에는 그냥 일하러 들어왔다가 나중에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거나 글로벌 대기업의 핵심 인재로 커 나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쟁률이 장난 아닙니다.

예전에는 접수 시작하고 며칠 만에 마감되는 게 흔했는데, 지금은 아예 추첨 제도가 도입되면서 복권 분위기가 됐어요.

2024년 회계연도에는 신청이 75만 건 넘게 들어왔는데 그중 약 12%만 당첨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대행업체를 통해 여러 건을 넣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확률을 높이려 하고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죠.

H-1B에 대한 평가는 양날의 검이라고 봅니다.

한쪽에서는 "세계 최고의 인재를 데려와서 미국이 IT·의학·연구에서 세계 1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지만, 다른 쪽에서는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비판이 따라다니죠.

근데 장기적으로 보면 외국 인재들이 와서 세금 내고 소비하고 창업하면서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이에요. 특히 미국의 기술 경쟁력은 사실상 이민자들의 땀과 머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결국 H-1B는 그냥 비자가 아니라 미국이 어떻게 세계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스템이다보니 매년 수십만 명이 도전하고, 극소수만 기회를 얻어서 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갑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빅 찬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좌절이 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 전체가 미국 이민 역사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거죠. 하지만 발급 수수료가 10만불이 되버리면 앞으로는 발급이 힘들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