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주유소에서 탱크를 채우고 영수증을 보다가 잠깐 멈췄습니다. 갤런당 5달러대 중반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숫자가 됐다는 게 오히려 놀라웠어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감으로만 알던 출퇴근 비용을 숫자로 다시 뽑아보기로 했습니다. 엔지니어 습관이라 그런지, 막연하게 비싸다고 느끼는 것보다 계산서가 있어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먼저 순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워싱턴주 기름값이 전국 2위라는 말이 많이 돌았는데, 이건 정확히는 작년 가을 이야기입니다.
2025년 10월에는 워싱턴이 하와이를 제치고 캘리포니아 다음인 2위를 몇 주간 지켰습니다. 그런데 AAA 자료를 인용한 10월 13일자 보도를 보면 지금은 3위입니다.
10월 12일 기준 워싱턴주 일반 휘발유 평균은 갤런당 5.45달러였습니다. 1위 캘리포니아가 6.31달러, 2위 하와이가 5.62달러였어요.
2위든 3위든 체감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더 분명해지거든요.
AAA가 10월 8일 발표한 전국 평균은 갤런당 4.36달러였습니다. 워싱턴주 평균과 1달러 넘게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AAA는 10월에 전국 평균이 4달러를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 위로 올라선 영향도 있다고 했고요.
시애틀 쪽은 주 평균보다 더 비쌉니다. AAA 10월 2일 자료로 시애틀-벨뷰-에버렛 지역은 갤런당 5.67달러로, 주 안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었습니다.
같은 날 주 평균은 5.49달러로 1년 전보다 96센트 올랐습니다. 워싱턴주 역대 최고 기록은 올해 5월 20일의 5.79달러였고요.
그럼 왜 워싱턴은 늘 이렇게 비쌀까요. 가장 눈에 보이는 이유는 세금입니다.
주 유류세는 2025년 7월 갤런당 6센트가 올라 55.4센트가 됐습니다. 같은 법은 올해 7월 1일부터 매년 2%씩 자동 인상하도록 정해 두었고, 첫 인상분 1.1센트가 붙으면 56.5센트가 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로 보면 이 수준은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다음입니다. 매년 투표 없이 오른다는 점을 두고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도로와 교량에 돈이 필요하다는 건 이해합니다. 다만 자동 인상이라면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더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 제 계산입니다. 왕복 30마일을 갤런당 25마일 가는 차로 출퇴근한다고 가정했습니다.
하루 1.2갤런, 한 달 출근일 21일이면 25.2갤런입니다. 시애틀 지역 평균 5.67달러를 곱하면 한 달 기름값만 142.88달러가 나옵니다.
갤런당 1달러가 오르면 같은 거리에서 매달 25.2달러가 더 나갑니다. 1년이면 300달러가 넘는 돈이에요. 차가 두 대인 집이라면 그 부담은 금방 두 배로 불어납니다.
여기에 주차비와 보험료, 브리지 통행료까지 더하면 차 한 대 굴리는 비용은 훨씬 커집니다. 기름값은 그중 가장 자주 눈에 띄는 항목일 뿐입니다.
비교를 위해 대중교통도 넣어봤습니다. 사운드트랜짓 링크 경전철 성인 요금은 2024년 8월 30일부터 거리와 상관없이 3달러 균일제로 바뀌었습니다.
왕복 6달러에 21일이면 126달러입니다. 기름값만 놓고 보면 차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주차비가 빠진다는 점이 큽니다.
물론 역까지의 거리나 환승 시간을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정답은 아닙니다.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타기 전에 사운드트랜짓 공식 사이트에서 한 번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회사에서 ORCA 카드를 지원해 주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인사팀 복지 안내를 한 번 열어보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차를 꼭 써야 한다면 주유 습관부터 바꿀 만합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꽤 납니다.
GasBuddy 같은 앱으로 출퇴근 동선 위의 싼 주유소를 몇 곳 정해두면 편합니다. 대형 창고형 매장 주유소도 회원이라면 비교해볼 만하고요.
타이어 공기압을 맞추고 트렁크의 불필요한 짐을 빼는 것도 연비에 도움이 됩니다. 작아 보여도 매주 반복되면 차이가 쌓입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날을 하루만 늘려도 효과가 분명합니다. 주 5일 중 하루를 줄이면 출퇴근 기름값이 단순 계산으로 20% 줄어듭니다.
가을 들어 가격이 조금씩 내려오고는 있습니다. 워싱턴주 평균은 한 달 전보다 11센트 낮아졌다고 합니다.
그래도 겨울 수요와 국제유가에 따라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내려갈 때 안심하기보다 지금 구조를 한 번 손보는 게 낫다고 봅니다.
제 결론은 단순합니다. 저라면 주 2일은 링크로 출근하고, 차는 비가 많이 오거나 짐이 있는 날에만 쓰겠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말에 자기 출퇴근 숫자를 한 번 뽑아보세요. 막연하던 부담이 생각보다 명확한 선택지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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